트럼프 관세전횡 지속 땐
4년후 전세계 손실 막대
한국은 1570억弗로 추정
미중 사이에 낀 우리 기업
단기 유동성·공급망 점검 등
상시적 성과 개선 나서야
4년후 전세계 손실 막대
한국은 1570억弗로 추정
미중 사이에 낀 우리 기업
단기 유동성·공급망 점검 등
상시적 성과 개선 나서야

관세전쟁의 이유는 만연한 경상수지 적자, 쇠락한 제조업, 감당할 수 없는 연방부채의 증가, 무엇보다도 심각해진 중국의 패권 도전 등 복합적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의 상호무역적자가 환율조작 등 불공정 무역 관행의 결과로 보고 있으며, 그 적자 폭이 팬데믹 이후 중국을 제외한 모든 주요 무역 상대국을 대상으로 확대된 것은 사실이다. 중국과의 무역 불균형이 줄어든 것도 바이든 정부의 위험 회피 정책으로 중국이 멕시코, 베트남, 태국 등으로 제조시설을 옮겨 우회 수출한 효과지 실제로 줄어든 것은 아니다.
유엔산업개발기구에 의하면 1980년대 40%에 육박했던 미국의 글로벌 제조업 가치창출 비중은 2020년대 들며 20% 이하로 추락했다. 생산기반의 과도한 해외 이전과 아웃소싱의 결과다. 미 연방정부의 부채는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에 이미 국내총생산(GDP)의 99%에 이르러 전후 당시 수준에 육박했으며, 2026년까지 만기되는 연방부채와 정부재정적자를 합쳐 9조3000억달러의 리파이낸싱은 당장 해결이 필요하다.
관세전쟁을 통해 단기적 시장 불안이 촉발되면 투자자들이 채권시장으로 몰리고 결국 연방채권의 리파이낸싱 비용이 낮아져 유리할 것이다. 관세를 통해 무역 불균형 해소, 제조 경쟁력 회복, 국채의 단기 리파이낸싱 등 당면 문제를 해결하면서 중국 경제를 압박해 견제하려 하지만 그간 전 세계적으로 복잡하게 얽혀 발전한 공급망을 생각하면 스스로의 출혈도 피할 순 없다.
그러면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의 해머를 휘두르며 시작한 관세전쟁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롤랜드버거의 분석에 의하면 미국의 중국에 대한 수입관세 145% 및 중국의 보복과세 84%를 포함한 2025년 4월 9일의 관세 전횡이 트럼프 임기 동안 지속된다면, 향후 4년 동안 미국은 2024년 GDP의 4.8%인 1조820억달러, 유럽은 3.2%인 4940억달러, 그리고 중국은 11.5%인 2조1130억달러의 손실을 감당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수출이 GDP의 7.2%인 우리나라도 향후 4년간의 누적 손실이 1570억달러에 달할것으로 예상된다. 모두가 피흘리는 그야말로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중국 및 세계 각국의 대응에 따라 전황이 어떻게 흘러갈지 예측하기 어렵지만, 기존과는 구조적으로 다른 질서가 수립될 것이 확실하다. 미국의 승리로 세계 시장에서 중국이 고립되든, 중국이 잘 방어해 미·중으로 양극화된 시장으로 재편되든, 지리적 경제 권역상 중국에 인접해 있고, 정치적 경제 권역으로는 미국에 가까운 우리나라는 골치 아픈 문제에 직면할 것이다.
이런 상황을 대처하는 외교 및 경제 정책은 정치가들과 정부의 몫이라 우리나라의 현 상황을 생각하면 암담하지만, 오히려 기업들의 과제는 명확하다. 우선 관세전쟁이 초래할 위험을 명확히 이해해야 하고, 단기적 비용 증가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비용통제 관리시스템을 점검해야 하며 단기 유동성을 확보해야 한다. 이와 함께 시장 상황에 따른 제품 최적화 및 가격 전략, 공급망 최적화를 포함한 전반적 성과 개선 프로그램을 상시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 새로운 질서 속에서는 새로운 강자가 출현할 것이다. 더욱 강해질 대한민국의 기업들을 응원한다.
[이수성 롤랜드버거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