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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홈플 논란' MBK, 고려아연 인수한다면

입력 : 
2025-03-20 17:2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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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 신청은 MBK파트너스의 단기 수익 중심 경영 방식으로 인한 결과로, 이는 자산 매각과 금융 부담 증가로 이어졌다.

현재 MBK는 고려아연 인수를 시도하고 있으나, 이는 재무적 부담과 전략물자 생산 기반 약화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

따라서 정부와 국회는 사모펀드의 LBO 규제 강화와 핵심 산업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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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부담에 연구개발 안되고
제련소 등 매각 추진되면
전략광물 공급망 위축 우려
국가핵심산업 보호가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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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 신청은 MBK파트너스의 단기 수익 중심 경영 방식이 초래한 필연적 결과다.

2015년 MBK파트너스에 7조2000억원에 인수된 홈플러스는 5조원 이상을 차입하는 고위험 레버리지드바이아웃(LBO) 구조로 인해 재무적으로 취약했다. 이후 MBK는 4조원 이상의 자산을 매각했지만, 이는 핵심 점포 손실에 따른 매출 감소와 경쟁력 약화로 이어졌다. 특히 과도한 이자 부담으로 인한 연구개발(R&D) 투자 축소가 온라인 시장 적응 실패와 겹치면서 홈플러스의 장기 성장 가능성을 훼손했다.

결국 2016~2023년 누적 이자비용은 3조원 이상으로, 영업이익(4713억원)의 6.5배에 달해 이자조차 감당할 수 없는 구조적 한계에 직면했다.

MBK는 현재 고려아연 인수를 시도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국내 비철금속 제련 능력의 78%를 담당하며, 반도체용 고순도 황산 공급량의 65%, 2차전지 전구체 생산의 40%를 차지하는 국가 기간산업의 핵심 기업이다. 특히 안티모니, 인듐, 비스무트 등의 국내 유일 생산업체인 고려아연은 중국의 핵심 광물 수출 통제로 인해 전략적 가치가 더욱 중요해졌다.

MBK의 고려아연 인수는 세 가지 주요 리스크를 초래할 수 있다. 첫째, 과도한 금융 부담이다. LBO 구조로 인해 이자비용이 증가하면 R&D 투자가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고려아연은 연간 1200억원 규모의 R&D를 통해 기술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데, 금융비용 증가로 R&D 투자가 줄면 글로벌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하다.

둘째, 핵심 자산 매각 가능성이다. MBK가 홈플러스에서 실행한 자산 매각 전략이 고려아연에 적용될 경우 온산제련소 등 핵심 시설이 매각될 수 있으며, 이는 국내 전략물자 생산 기반을 약화시킬 것이다. 고려아연의 아연-연-동 통합공정 기술은 세계적으로 독보적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데, 이 기술이 해외로 유출될 위험이 있다.

셋째, 국제 공급망 불안정이다. 고려아연은 미국에 안티모니, 인듐 등 전략광물을 공급하며 글로벌 탈중국 공급망 구축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미국 의회에서도 MBK의 고려아연 인수가 국가안보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 바 있다. 따라서 고려아연의 생산능력 약화는 한미 경제안보 협력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러한 리스크를 방지하려면 국가 핵심 산업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 특정 산업이나 기업에 있어서 사모펀드의 과도한 LBO 규제, 국가 전략기술 보유 기업 인수 시 기술 유출 방지 장치의 의무화 등이 필요하다. 또한 국가 핵심 산업 인수 시 정부의 사전심사 권한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

홈플러스 사례는 단순한 기업 실패가 아니라 사모펀드의 단기 수익 추구형 경영이 국가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대표적으로 보여준다. 고려아연과 같은 국가 기간산업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국회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며, 이를 통해 장기적인 국가 경쟁력을 우선으로 하는 경제 환경을 조성해야 할 것이다.

[신현한 연세대 교수·전 한국증권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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