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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춘추] '종합예술' 피지컬AI

입력 : 
2025-02-20 18:05:41
수정 : 
2025-02-20 23:46:05

뉴스 요약쏙

AI 요약은 OpenAI의 최신 기술을 활용해 핵심 내용을 빠르고 정확하게 제공합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려면 기사 본문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테슬라와 중국의 애지봇 연구소는 피지컬AI를 학습시키기 위한 대규모 훈련장을 운영하며, 휴머노이드가 사람의 행동을 배울 수 있도록 다양한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피지컬AI는 제조, 의료, 가사, 국방 등 여러 산업에서 게임체인저로 떠오르고 있으며, 이를 위해 고성능 AI 모델과 인재 양성, 안전한 테스트 기반이 필요하다.

이제 우리는 AI가 실체를 가진 기술로 발전하는 변곡점에 서 있으며, 피지컬AI의 혁신이 대한민국의 미래 생존과 연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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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의 테슬라와 중국 상하이 애지봇 연구소에는 휴머노이드를 학습시키는 대규모 훈련장이 있다. 가상현실(VR) 헤드셋과 모션캡처 슈트를 착용한 '데이터 수집 운영자'가 일상생활을 하듯이 걷고, 움직이고, 짐을 나르는 다양한 동작을 취하면 옆에 있는 휴머노이드가 따라 하며 사람의 행동을 배운다. 챗GPT와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사람의 '지적 능력'을 닮아 가는 AI였다면, 이제는 현실에서 사람처럼 '행동'하는 '피지컬AI'로 나아가고 있다.

물리 세계에는 3차원 공간과 힘·중력·속도·빛·온도 같은 다양한 요소와 수많은 변수가 존재한다. 야구선수가 날아오는 공을 치기 위해서는 반복 훈련도 필요하지만, 물리 환경 변화에 따른 본능적인 반응이 필수다. 하지만 로봇이 공을 친다면 다른 이야기가 된다. 공의 위치·각도·속도 등을 정확히 계산하고, 팔·다리·몸통 하나하나를 어떻게 움직일지까지 결정해야 한다. 이처럼 피지컬AI는 데이터 학습과 추론뿐만 아니라 다양한 센서를 통해 물리적 환경을 인식·이해하고, 사람과 사물 간 상호작용까지 가능해야 하기 때문에 '궁극의 AI'라 할 수 있다.

휴머노이드는 피지컬AI의 대표적 분야로, 최근 경쟁이 뜨겁다. '피규어 02'와 '옵티머스'는 이미 자동차 공장에 투입돼 실증을 진행 중이고, 현대차도 이를 도입할 예정이다. 엔비디아는 이번 CES에서 피지컬AI 개발 플랫폼 '코스모스'를 공개하며 본격적인 시장 선점에 나섰다. 구글, 메타도 대규모 투자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가격과 성능 두 가지 요소를 만족시키며 경쟁에 나서고 있는데, 위험한 산악 지형에서도 현란하게 움직이는 4족 보행 로봇으로 주목받은 유니트리는 지난해 1만6000달러의 휴머노이드 'G1'을 선보이며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 위해 질주하고 있다.

이제 피지컬AI는 자동차와 같은 제조산업은 물론 의료, 가사 및 간병 같은 서비스, 국방 등 경제·안보의 패러다임을 바꿀 게임체인저로 부상하고 있다. 피지컬AI는 AI 모델(LAM)과 온디바이스 AI 반도체, 센서, 액추에이터 같은 로보틱스 기술이 융합된 '종합예술'이기에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휴머노이드나 자율주행차의 빠르고 최적화된 의사 결정을 지원하는 고성능·경량화된 '행동 AI 모델'과 이를 지원하는 온디바이스 AI 반도체에 대한 연구개발(R&D)과 인재 육성에 더욱 힘을 모아야 한다. 또한 방대한 현실 세계의 물리 데이터를 비롯해 제조 과정에서의 다양한 노하우 같은 '암묵지'까지 학습하도록 고도화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특히 사람과 공존하는 피지컬AI의 특성상 신뢰성과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시뮬레이션·테스트 인프라스트럭처와 혁신, 안전이 조화를 이루는 제도적 기반 마련도 시급하다.

지금 우리는 AI가 화면을 벗어나 현실에서 실체를 가진 기술로 나아가는 변곡점에 서 있다. 중국 딥시크가 보여준 것처럼 파괴적 혁신의 길은 다양하다. 새로운 생산성 혁명의 기반인 피지컬AI는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다. 피지컬AI라는 거대한 파도를 타고 다시 한번 도약하는 대한민국을 기대해 본다.

[홍진배 정보통신기획평가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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