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AI 활용 가능한 시대
기존 산업·AI 플랫폼 융합땐
새 가치 창출하며 혁신 가능
기존 산업·AI 플랫폼 융합땐
새 가치 창출하며 혁신 가능

1956년 다트머스 회의에서 처음 등장한 AI의 개념은 컴퓨터를 이용해 인간처럼 사고하는 기계를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 초기 AI는 디지털 기술에 의존했고 기계학습이라 일컬어진 이 시기를 'AI 1.0' 시대라 부를 수 있다. 2012년 AI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제프리 힌턴 교수는 인간 두뇌의 사고방식을 모방한 딥러닝 알고리즘을 개발해 AI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AI는 데이터 학습에서 비약적인 성능 향상을 이뤘으며 이를 'AI 2.0' 시대라 부를 수 있다.
2022년 '챗GPT'의 등장은 AI를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기술로 변화시켰다. 과거에는 빅데이터 분석과 프로그래밍 능력이 필요했지만, 이제는 누구나 AI와 대화하며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최근에는 중국의 '딥시크'가 소규모 투자로도 뛰어난 성능을 보이며 AI 대중화를 가속화했다. AI는 인프라가 되어 인간의 일상 속으로 깊이 들어왔고 이를 'AI 3.0' 시대라 부를 수 있다.
AI의 급격한 발전 속에서 우리는 기존의 디지털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불확실성과 복잡성을 수용하는 'AI형 인간'이 돼야만 AI 시대를 선도할 수 있다.
AI 3.0 시대에는 국가 전략도 기존 디지털 경제를 넘어 두 가지 측면에서 AI 경제로 전환해야 한다.
첫째, AI 응용을 확대해야 한다. AI를 제조업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적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의료 분야에서는 AI가 진단을 돕고 치료 방법을 제시할 수 있으며, 금융산업에서는 정교한 투자 분석과 리스크 관리를 도울 수 있다. 교육에서도 AI는 맞춤형 학습을 지원하며 창의적인 콘텐츠 제작에 기여할 수 있다.
둘째, 기존 산업과 AI 플랫폼을 융합해야 한다. AI를 단순한 기술이 아닌 산업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게 해야 한다. 전통적 산업과 별도로 만든 AI 플랫폼 위에 고도화된 산업을 창출한 다음, 창출된 고도화 산업을 기존 제조업과 융합해 전통적인 제조업에만 의존하는 기존 경제를 무너뜨리는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을 이끌어내야 한다.
애플은 단순한 휴대전화 제조업체가 아니다. 앱스토어라는 AI 플랫폼을 통해 시가총액 3조3500억달러(약 4794조원)를 기록하며 제조업에 의존하는 삼성전자의 356조원보다 13배가 넘는 가치를 창출했다.
테슬라 역시 단순한 자동차 제조사가 아니다. 테슬라는 전 세계에 판매된 모든 차량에서 데이터를 수집해 자율주행 AI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으며 그 시총은 1조3100억달러(약 1874조원)로 기존 자동차 기업들의 시총을 합친 것보다 크다.
이처럼 AI는 더 이상 단순히 디지털 기술을 강화하는 혁신이 아니다. AI는 디지털 시대에 우리가 추구했던 기술적 진보를 넘어 인간 두뇌의 학습 과정을 모방하며 비약적 발전을 이루고 있다. AI가 제시하는 무한한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기존 질서를 뛰어넘는 도약을 해야 할 때가 왔다.
[조동성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석좌교수·서울대 경영대학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