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기환송후 '똘끼 작열' 민주
집권당 되면 달라질까
벌써 각자도생 무능 우파
거야 상대로 뭘 할수 있을까
집권당 되면 달라질까
벌써 각자도생 무능 우파
거야 상대로 뭘 할수 있을까

일단 대통령을 뽑으면 5년은 꼼짝없이 키를 맡겨야 한다. 5년은 짧은 듯해도 국가 운명을 바꾸고도 남는다. 그래서 대통령 한 명을 뽑기 위해 매번 나라가 뒤집힐 듯 요란을 떤다. 난장의 토론이 펼쳐지고, 열정이 결집하고, 그리하여 시대정신이 만들어지면 그 힘을 밑천 삼아 대통령은 국정을 펼쳐나간다. 박근혜 탄핵 이후 연속적 혼돈과 퇴행을 겪는 사이 한국은 민주적 행정국가에서 남미형 정정불안 국가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번 대선은 잘못 든 항로를 바로잡기 위한 대토론장이 되어야 하는데 기대난망이다.
대법원 파기환송 이후 '이재명 출마 자격'이 모든 의제를 빨아들이고 있다. 무성하던 개헌 논의마저 감감해졌다.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 권한대행 승계자를 탄핵 위협으로 몰아낸 데 이어 '이재명 유죄' 쪽에 선 대법원장 이하 대법관 전원을 탄핵하겠다고 한다. 이재명 후보 당선 시 재판을 못 하게 하는 법률안을 제출하는가 하면 '사법부를 없애야 한다'는 말까지 나왔다. 민주당의 밑바닥은 너무 '지하'라 가늠도 잘 안 된다. "내 성질 건들지 말랬지" 하면서 '똘끼' 부리는 청소년을 보는 것 같다.
나는 민주당이 집권하면 한동안은 잘할 것이라 생각한다. 파기환송심 이슈가 사라지면 사법부에 세웠던 발톱도 언제 그랬냐는 듯 거둬들일 것으로 본다. 양극성 장애의 똘끼는 스트레스 상황에서 발현하는 것이어서 스트레스만 없으면 평소에는 그런 신사가 없다. 그러나 5년은 긴 시간이고 위기는 무조건 닥치게 되어 있다. 그때 집권 민주당이 보일 표정과 행동이 좀 궁금하다.
파기환송 이슈는 가뜩이나 작아 보였던 경쟁 후보들을 시야에서 사라지게 했다. 그들은 이재명의 자격을 문제 삼을 뿐 더 나은 그림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무능, 무비전은 한국 우파의 전통처럼 굳어졌다. 심지어 적 앞에서 뭉치지도 못한다. 경선에서 떨어진 홍준표는 탈당을 하고 한동훈은 선대위 합류를 거부했다. 각자도생! 그들 스스로 대선에서 이긴다는 상상을 못 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다. 자기들도 꾸지 못하는 꿈을 남이 꾸어줄 순 없다. 설혹 기적적으로 역전에 성공한들 산 넘어 산이다. 윤석열은 3년 내내 거야에 가로막혔다. 야당 탓을 하며 성내다 계엄하고 결국 제 풀에 넘어졌다. 우파가 이번에 승리하면 2028년 총선까지 최소 3년은 같은 야당, 아니 대선 패배로 더 독이 올랐을 야당을 상대해야 한다. 당명이야 바꾼다 치고 체질은 그대로일 우파가 돌파할 수 있을까.
중도층은 이재명 파기환송의 의미를 따지겠지만 그것만 보지는 않는다. '이재명 유죄'가 아니라 그 상황을 다루는 태도에서 민주당이 정권을 잡았을 때 어떤 행위 양식을 보일지 어림하고 있다. 동시에 지난 3년을 망친 우파가 최소 3년의 여소야대에서 무얼 해낼 깜냥이 되는지도 어림하고 있다. 누가 내 생각을 묻는다면 솔직히 두 쪽 다 나아질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다른 선택 여지가 있는 것이 아니므로 투표는 할 것이다. 대통령제가 길을 잘못 들면 이렇게 된다. 대한민국에 행운을!
[노원명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