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저 그런 성공을 거둔 코미디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가 이길 수 없고 시작해서도 안 됐을, 또 미국과 트럼프가 없다면 절대로 해결할 수 없을 전쟁에 3500억달러를 쏟아부으라고 미국을 설득했다. 미국은 유럽보다 2000억달러를 더 지출했다. 게다가 유럽의 돈은 보장이 되지만, 미국은 아무것도 돌려받지 못한다. 그뿐인가. 젤렌스키는 우리가 보낸 돈의 절반이 없어졌다고 한다. 왜 졸린 바이든은 이 전쟁이 우리보다 유럽에 훨씬 중요하다는 점을 알면서도 공평한 지출을 요구하지 않았나. 젤렌스키는 선거를 치르기를 거부했고, 여론조사에서 매우 낮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그가 잘하는 것이라고는 바이든을 가지고 노는 것뿐이었다. 선거를 하지 않는 독재자 젤렌스키는 서둘러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나라가 하나도 남아 있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러시아와 종전을 위해 성공적으로 협상하고 있다. 모든 이가 오직 트럼프와 트럼프 행정부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인정한다. 바이든은 결코 노력한 적이 없고, 유럽은 평화를 가져오는 데 실패했으며, 젤렌스키는 이 무거운 열차가 계속 앞으로 가기를 원할지도 모른다.
지난 2월 19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만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적은 내용입니다. 사실 이 내용은 가짜 뉴스입니다. 우크라이나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 이후 계엄령이 선포되면서 선거가 중단됐죠. 모든 정당과 의회가 전쟁이 끝날 때까지 선거를 연기하는 것에 동의했고, 젤렌스키 대통령도 종전 후 선거를 실시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트럼프가 이런 비난의 글을 올린 것은 우크라이나에 희토류 지분 50%를 요구했다 “나라를 팔 수 없다”며 거부당하고, 또 젤렌스키 대통령이 방송에 나가 “트럼프 대통령은 허위 정보의 공간에 살고 있다”며 비판한 데 대한 반격이라는 분석입니다.
트럼프와 푸틴 주도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시계가 앞당겨지고 있는 가운데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 교수는 “종전은 미국으로서는 그리 나쁜 전략이 아니다”라고 단언합니다. “유럽에 대한 미국의 ‘보호우산’ 개념은 냉전 시대 유물이었을 뿐이고, 유럽 전체는커녕 우크라이나 전체를 정복할 만한 힘도 갖지 못한 러시아를 상대로 자원 낭비를 할 이유가 없다”는 거죠. “러시아를 계속 적대시하다 러시아가 중국과 완전 밀월 관계가 되면서 중국의 자원기지라도 되는 날에는 더욱 큰일일 테니, 이젠 러시아를 적당히 껴안고 가자는 전략”이라고도 얘기합니다. 박 교수는 또 “이 전쟁에는 우크라이나 독립이라든지, 전쟁으로 초토화된 나라의 미래라든지, 전범 푸틴에 대한 정의라든지 이런 건 하나도 없다”고 일갈합니다.
러-우 전쟁 당사자인 우크라이나가 패싱된 채 진행되는 종전 협상을 바라보고 있는 와중에 참으로 등골이 서늘한 진단입니다. 러-우 종전이 이뤄지고 이스라엘-하마스 사태도 가라앉으면 그다음은 북한일 테고 벌써부터 ‘서울 패싱’ 운운하는 소리들이 들리고 있으니 말입니다. 종전 수혜주를 예상해보는 일이 다 의미 없게 느껴지기도 하지 말입니다(p.24~36).
[김소연 편집장 kim.soye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98호 (2025.02.26~2025.03.0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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