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타트업 딥시크가 내놓은 인공지능(AI)이 놀랍다. 성능은 오픈AI의 챗GPT에 맞먹는데, 개발 비용은 그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80억원이라고 했다. 서울 강남의 고가 아파트 한 채 값으로 세계를 뒤흔든 것이다.
개발자들의 젊은 나이도 경이롭다. 20대에서 30대 초반이다. 'AI 여신'이라고 불리는 '뤄푸리' 역시 겨우 서른이다. 창업자 량원펑은 1985년생이다. 그는 지난해 5월 인터뷰에서 "핵심 기술적 역할은 대부분 신입사원이나 경력 1~2년 정도인 사람이 맡고 있다"고 했다.
2022년 11월 챗GPT가 처음 나왔을 때도 그 주역들은 젊었다. 오픈AI 창업자인 샘 올트먼의 당시 나이는 37세, 수석 과학자였던 일리야 수츠케버는 35세였다. 낮은 직급의 개발자들은 더 젊었을 것이다.
결국 오랜 경험과 지식을 축적한 빅테크가 아니라, 스타트업의 젊은 인재들이 미국과 중국에서 AI 혁신을 촉발한 셈이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했을까. 기존 기업들은 '오랫동안 축적된 지식의 감옥'에 갇혀 있기 때문일 수 있다. 미국 라이스대의 에릭 데인 교수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보여준다. 세금 규정이나 브리지 게임의 규칙이 바뀔 때, 고참 회계사·도박사보다 신참이 새 규칙에 더 잘 적응하더라는 것이다.
고참들은 기존 지식에 갇혀 새 방식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했다. 그들이 쌓은 지식이 오히려 '저주'이자 '족쇄'가 된 것이다. 반면 신참은 그 족쇄에서 자유롭다. 상상력을 발휘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AI라는 완전히 새로운 영역에서는 경험이 부족한 젊은 인재가 더 탁월한 성과를 낼 수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기존 전문가들은 거대한 변화가 밀려올 때 두려움을 느낀다. 자신들의 기존 지식이 쓸모없어질 수 있다고 여겨 변화에 저항한다. 그래서 권오현 전 삼성전자 대표이사는 책 '초격차'에서 "혁신으로 방향을 정했을 경우에는 반드시 사람을 교체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신 "예상을 초월하는 특별한 보상을 해주어 불평 없이 물러나게 해야 한다"고 했다.
[김인수 논설위원]
기사 상세
매경칼럼
[필동정담] 지식의 저주
- 입력 :
- 2025-02-03 17:23:37
- 수정 :
- 2025-02-04 00:18:44
뉴스 요약쏙
AI 요약은 OpenAI의 최신 기술을 활용해 핵심 내용을 빠르고 정확하게 제공합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려면 기사 본문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의 인공지능이 오픈AI의 챗GPT에 버금가는 성능을 자랑하며, 개발 비용은 그 10분의 1인 80억원에 불과해 주목받고 있다.
젊은 나이의 개발자들, 특히 'AI 여신'으로 불리는 '뤄푸리'와 창업자 량원펑이 주축이 되어 AI 혁신을 이끌고 있으며, 이는 기존 기업들이 축적된 지식에 얽매여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되었다.
결국 신참 개발자들이 더 유연하게 새로운 기술에 접근하고 문제를 해결하며, AI의 발전을 선도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글자크기 설정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좋아요 4
인기뉴스
2025-10-07 05:09 기준
-
1
“돼지갈비찜, 잡채”…구치소서 추석 맞는 윤 부부
2025-10-06 06:39:49
-
2
동남아 더이상 가성비 아니다?…한국인 관광객 없이 싸고 힐링되는 태국 비밀낙원
2025-10-06 17:47:48
-
3
트럼프, 해군 기념식서 “세계 각국 美조선업에 수천억불 투자”
2025-10-06 10:17:39
-
4
오은영 박사 화장까지 전담했다…올해 매출 1500억 전망하는 정샘물뷰티 [인터뷰]
2025-10-06 17:23:56
-
5
“남아돌아 그냥 막 버렸는데”…다이어트 효과 탁월 ‘이것’ 뭐길래
2025-10-06 20:56:14
-
6
“미국엔 물건 안 팔아”…세계 수출 증가에도 관세 장벽 역풍
2025-10-05 11:32:13
-
7
“밖에서 밥 사먹기 무서워요”…3천원대 프리미엄 버거가 잘 팔리네
2025-10-05 11:21:19
-
8
김풍 요리에 눈 커진 대통령…‘K팝만큼 K푸드도 중요”
2025-10-06 16:19:40
-
9
“1㎏ 161만원, 한우보다 비싸”…이것 때문에 산 오르는 20대들
2025-10-05 16:19:34
-
10
“어디 두고보자 반응 속상”…빽가, 신지 결혼 ‘전국민 반대’ 일침
2025-10-06 18:00: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