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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칼럼

[충무로에서] 헌재 흔들기

서동철 기자
입력 : 
2025-02-03 17:08:52
수정 : 
2025-02-04 00:17:40

뉴스 요약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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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관들이 개인적인 친분으로 공정성을 해칠 것이라는 국민의힘의 주장이 제기되면서, 정치적 판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의 관계가 판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으며, 이는 보수 정당의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치적 불확실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인들이 국민의 이익을 진정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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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관이 개인적인 친분 때문에 공정성에 의심이 가는 판결을 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평상시라면 상식적인 사람 누구나 동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이 진행 중인 지금 상황에서는 갑자기 이야기가 달라진 느낌이다.

연일 지속되는 국민의힘의 주장을 들어보면 헌법재판관들은 중립적이지 않고 친분에 따라 판결할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사법시험 동기로 가까운 사이여서 판결에 영향을 미칠 것만 같다. 그를 포함해 진보 성향 우리법연구회 출신의 헌법재판관 3명이 힘을 합쳐 진보 진영에 유리한 판결이 나도록 주도할 것만 같다.

주장을 듣다 지난해 공개된 넷플릭스 드라마 '돌풍'이 떠오르기도 했다. 드라마에서 정치인들이 탄핵심판을 다루는 헌법재판관들을 자신들에게 유리한 판결이 나오도록 매수하기 위해 온갖 방법을 사용하는 장면이 있었기 때문이다.

탄핵심판은 대통령의 헌법·법률 위반 여부를 따져 그 위반이 얼마나 중대한지 판단한 후 대통령을 직무에서 배제시킬지를 판단해야 하는데, 이해관계에 따라 정치적 판결이 이뤄질 수 있는 것이라고 국민이 믿게 된다면 얼마나 불행한 일인가.

국민의힘은 왜 이렇게까지 헌법재판관 중립성 흔들기에 열을 올릴까. 정치권에서는 보수 지지층을 끌어안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윤 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구속기소로 동정 여론이 커지는 가운데 보수 진영 지지층을 끌고 가야 하는 상황에서 고심 끝에 나온 행보라는 얘기다.

물론 국민의힘만 탓할 수는 없다. 민주당도 시빗거리가 될지 알면서 우리법연구회 출신 법조인 위주로 그동안 헌법재판관을 추천해왔고, 법 왜곡죄 추진과 검사 탄핵으로 사법부에 대한 신뢰도를 흔든 원죄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현 상황을 보면 우려스럽다. 어떤 판결이 나오든 승복하지 않은 이들 간의 갈등이 폭발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가 기존의 1.9%에서 1.6~1.7%로 하향 조정될 것으로 판단했다. 그 원인 중 하나로 비상계엄 사태로 촉발된 정치 불확실성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을 꼽았다. 1분기 동안 경기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정치적인 유불리만 따져 정치적 불확실성을 더욱 키울 것인가. 입만 열면 국민을 위한다는 정치인들의 존재 이유가 의심되는 상황이다. 의심을 지울 수 있도록 정치적 셈법을 떠나 가뜩이나 어려운 경기에 신음하는 서민들을 진정성 있게 바라보고 정치를 해주길 간곡히 부탁드린다.

[서동철 정치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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