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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칼럼

딥시크 충격 속 韓 AI 어디로 [취재수첩]

박수호 기자
입력 : 
2025-01-31 13:58:38
수정 : 
2025-01-31 13:5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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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시크 충격파가 예상보다 컸다. 저사양 반도체만으로도 상당 수준의 AI 기술을 선보였다는 점, 그 국적이 중국 등 여러 면에서 전 세계 AI 시장에 임팩트를 줬다. 엔비디아 주가는 크게 밀렸고 트럼프 정부는 엔비디아 저사양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금지하는 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사실 이런 조짐은 최근 2~3년 전부터 감지됐다. 미국 AI 전문 VC의 리처드 장 대표는 지난해 매경이코노미 AI 콘퍼런스에서 “전 세계 AI 혁신이 일어나는 곳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중국 베이징”이라고 말했다. 특히 중국은 정부의 과감한 지원, 미국에서 공부한 우수한 AI 인재 유턴, 개인정보 확보 용이 등의 이유로 AI 기술이 전 세계가 놀랄 정도로 발전하고 있다고 들려줬다.

물론 딥시크를 두고 여전히 다양한 논란은 있다. 중국 IT 기업 제품을 쓸 때 찜찜할 수밖에 없는 개인정보 유출·지식재산권 탈취 논란 등이 대표적이다.

그럼에도 한국 입장에서는 부러운 부분도 분명 있다. 한국도 국가AI위원회를 가동했지만 계엄 정국에 표류한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국내 AI 스타트업 중 투자할 만한 곳이 그리 많지 않다’라는 VC 현장 목소리도 높다.

한국은 전통적으로 혁신 기술이 나오면 ‘패스트폴로어(빠른 추종자)’ ‘지역별 틈새시장 발굴’ 전략으로 대처해왔다. 미국 VC 업계 관계자는 “AI 시대는 지역 시장이나 일시적인 틈새시장 또는 현지화를 차별화 요소로 삼는 전략은 더 이상 효과적이지 않다”며 “특정 분야에서 독자적인 솔루션을 개발하는 동시에, 이를 다양한 시장에 빠르게 확산할 수 있는 네트워크와 역량을 갖춘 AI 기업만이 생존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AI 분야 유니콘 기업에 오른 센드버드의 김동신 대표는 “AI 사업을 한다면 당장 미국에 법인부터 만들고 현지 투자 유치에 나서 보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지금이야말로 ‘빨리빨리’ 기질이 통할 때가 아닐까.

[박수호 기자 park.suho@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95호 (2025.02.05~2025.02.1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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