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선에서 승리하자 중국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선거 기간 2억달러(약 2900억원) 넘게 기부하며 트럼프와 가까워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미·중 간 화해 메신저가 될 것이라는 이유였다. 상하이에 전기차 생산공장을 두는 등 머스크는 중국 사업이 많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이 머스크를 트럼프의 통로로 여겨 가혹한(harsh) 정책을 막으려 할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2022년 머스크는 홍콩처럼 대만을 중국의 특별행정구로 삼자는 발언으로 '하나의 중국' 원칙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머스크는 중국 말고도 각국 문제에 오지랖이 넓은 편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해법을 제시한 게 그런 예다. 러시아가 빼앗은 우크라이나 동부 4개 지역을 놓고 유엔 감시하에 주민 찬반투표에 부쳐 병합 여부를 결론 낸 뒤 전쟁을 끝내자고 했다. 얼핏 그럴싸하게 들릴 수 있지만 결과가 뻔한 제안이다. 해당 지역에는 러시아계 주민 비중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인들은 자국 땅을 놓고 외국 기업인이 이래라저래라 하는 데 기가 찼다.
최근 머스크는 유럽 각국의 내정을 잇달아 언급하며 반발을 사고 있다. 그는 지난 2일 엑스(X·옛 트위터)에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왕립검찰청장 시절 아동 성착취 사건을 은폐했다며 국왕 찰스 3세에게 의회 해산과 조기 총선을 요구했다. 5일에는 스페인 카탈루냐 지역 성폭행 범죄자의 91%가 외국인이고, 17%가 이민자라는 기사를 올리고는 '와우'라는 댓글을 달았다.
그나마 한국에 대해선 크게 자극적인 발언을 내놓진 않고 있다. 인구 감소가 충격적이라고 했고, 최근 비상계엄과 탄핵 사태에 대해 감탄사를 연발한 정도다.
머스크는 오는 20일 출범할 트럼프 내각에서 초대 정부효율부 장관이 된다. '퍼스트 버디'(대통령의 절친)라는 별명까지 붙은 그의 발언에 더 큰 무게가 실릴 것이다. 관료를 겸하는 그가 국제사회에 오해과 긴장을 만들어낼 발언은 좀 줄였으면 한다.
[김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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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칼럼
[필동정담] 머스크의 오지랖
- 입력 :
- 2025-01-09 17:08:11
- 수정 :
- 2025-01-09 23: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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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선 승리 이후 일론 머스크가 미중 간 화해의 메신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머스크는 최근 여러 국가의 내정에 대한 발언으로 반발을 사고 있으며, 한국에 대해서는 크게 자극적인 발언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트럼프 내각에서 초대 정부효율부 장관으로 임명될 예정이며, 그의 발언이 국제사회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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