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등 쏟아지는 부양책
얼어붙은 부동산 경기의 방증
현장선 "시장회복 아직 멀어"
내달 中최대 쇼핑축제 솽스이
내수시장 회복 확인할 가늠자
결과따라 추가 대책 꺼낼수도
얼어붙은 부동산 경기의 방증
현장선 "시장회복 아직 멀어"
내달 中최대 쇼핑축제 솽스이
내수시장 회복 확인할 가늠자
결과따라 추가 대책 꺼낼수도

5분쯤 지났을까. 같은 차림을 한 다른 남성이 40대로 보이는 부부와 함께 지나갔다. 베이징의 유명 부동산 중개업체인 '롄자' 직원들이 손님을 데리고 집을 보러 간 것이다. 40여 분 산책하는 동안 마주친 이러한 무리만 여섯이나 됐다.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는가 싶어 인근 부동산 중개사무소를 찾아갔다. 40대 중개업자인 찐 모씨는 "최근 부동산 규제가 많이 풀어진 데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까지 크게 낮아져 주택 구입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주말만 되면 몇 팀씩 와서 집을 보고 간다"고 설명했다. 다만 "조금씩 거래가 붙고는 있지만 시장이 살아났다고 볼 정도는 아니다"며 "내년 말은 돼야 회복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최근 베이징시는 13년 만에 주택 구매 제한 조치를 완화했다.
베이징 호적을 보유한 기혼 가구의 경우 2채로 주택 구매를 제한해왔는데 이를 풀어준 것이다. 중국 인민은행은 올해에만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5년물 대출우대금리(LPR)를 세 차례나 낮췄다. 연이은 규제 완화와 금리 인하로 주택 구입 수요를 자극한 데에는 일단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약발이 지속될지는 더 지켜봐야 하나, 일련의 조치들을 뒤집어 보면 부동산 경기가 사실상 최악이라는 얘기다.
중국인 개인 재산의 80%가 부동산이다 보니 소비가 줄고 내수가 얼어붙을 수밖에 없다. 얼마 전 방문한 베이징 최고급 백화점 'SKP'는 주말인데도 한산했다. 특정 인기 브랜드를 빼고는 손님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같은 날 생필품과 음식료를 반값에 파는 프랜차이즈 할인마트 '핫맥스'에 손님들이 북적인 모습과는 천양지차다.
부동산 시장 부양과 함께 중국 정부가 경제 회복의 최우선 과제로 꼽은 것은 '내수 살리기'다. 이를 위해 시장에 대규모 유동성을 공급하는가 하면, 노후 제품을 새것으로 교체할 때 보조금을 주는 '이구환신(以舊換新)' 정책 등을 펼치고 있다.
랴오민 중국 재정부 부부장(차관)도 지난 26일 외신과 인터뷰에서 "최근 발표한 경기 부양책의 목적은 소비 확대를 통한 내수 진작"이라고 강조했다.
부동산에 이어 소비 시장도 정책 효과를 볼까. 다음달 11일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솽스이(雙十一·옛 광군제)'는 중국 경제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이벤트다.
현지 주요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이미 다양한 프로모션에 들어갔다. 중국 정부의 경제 활성화 조치에 맞춰 예년보다 열흘가량 일찍 시작했다. 경기 회복의 발판이 마련될지, 아니면 더 강력한 부양책을 꺼내야 할지는 솽스이에 달렸다.
[송광섭 베이징 특파원 song.kwangsub@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