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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숨죽인 정책 리스크 국회 움직임 현미경 관찰해 대응 어디로 튈지 모르는 트럼프 워싱턴 네트워크가 생존 키워드

이승윤 기자
입력 : 
2025-04-23 16: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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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법무법인 대륙아주 '공공전략 그룹' 국내외 정책·법령 변화 대응 자문
새 정부 정책변화 민첩하게 대응
AI·반도체산업 파격 지원 예상
공청회 등 정책제안 적극 나서야
美 관세정책, 안보시스템과 직결
단순히 통상 관점서 대응은 한계
대북정책 포괄하는 카드 내놔야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대외적으로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의 관세 전쟁과 통상 압박, 미·중 갈등,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되고 있고 국내에서는 조기 대통령 선거라는 큰 변수가 생기면서 기업들이 거대한 불확실성에 시름하고 있다. 여기에 인공지능(AI), 반도체, 로봇, 전기차 배터리 등 전략 산업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현실화되면서 우리 기업들은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기업들이 변화무쌍한 국내외 기업 환경에 그대로 노출되면서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하는 정책 전략 자문의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진 시기라는 분석이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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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불확실성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법무법인 대륙아주는 기존에 '입법전략센터'라는 이름으로 운영하던 팀을 지난 3월 '공공전략그룹'으로 확대 출범시켰다. 매일경제는 국내외 법안, 정책 대응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대륙아주 공공전략그룹을 이끄는 두 인물을 만났다. 국민의힘 국회의원 출신인 전주혜 대표변호사(사법연수원 21기·공공전략그룹장)와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출신인 송호창 파트너변호사(사법연수원 31기)가 주인공이다. 지난해 대륙아주에 합류한 전 변호사는 22년간 판사로 근무한 후 2020년부터 21대 국회의원으로 법제사법위원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등 여러 상임위에서 활동했다.

송 변호사는 19대 국회에서 정무위원회와 과학기술원자력위원회에서 근무하며 AI를 연구했고, 국회의원 임기 후 미국 워싱턴에서 8년간 AI를 활용한 정치 정보 미디어에서 근무했다. 지금은 미국전략본부장으로 한국 정부와 기업들이 미국의 정책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컨설팅하고 있다. 다음은 이들과의 일문일답

―대륙아주 공공전략그룹은 어떤 조직인가.

▷전주혜 대표변호사=공공전략그룹은 기존 입법 자문을 해오던 입법전략센터를 올해 대폭 확대 개편해 그룹으로 승격한 조직이다. 여러 기업들에 국내외 정책과 법령 변화에 따른 신속하고 적확한 대응을 자문하고 있다. 그룹은 크게 국내 파트와 미국 파트로 나뉜다. 국내 파트는 21대 국회의원을 지낸 제가 총괄하고, 미국 등 대외정책 파트는 민주당 국회의원 출신인 송호창 미국전략본부장이 이끈다.



전주혜 대표 변호사.
전주혜 대표 변호사.
―공공전략그룹은 어떤 업무를 하나.

▷전 변호사=국내 파트에서는 기업들에 입법 자문, 정부 정책 자문, 국정감사 대응 자문 등 대정부·국회 관련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

▷송호창 파트너변호사=대외 정책 파트에서는 미국, 특히 트럼프 정부와 관련되는 정책을 자문한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변화와 그에 따른 기업 리스크를 전문적으로 분석해서 기업들에 산업보조금 정책, 글로벌 공급망 변화 등에 대한 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대륙아주 공공전략그룹만의 장점은 무엇인가.

▷전 변호사=막강한 인적 네트워크와 해결 능력이다. 국회의원 출신만 해도 네 명이 활동하고 있다. 국회의원, 보좌진, 국회 사무처, 행정부처 고위직 공무원 출신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국회·정부에서 쌓은 경험과 전문성을 토대로 기업이 요구하는 입법이나 정책과 관련한 솔루션을 제시하고 실행함으로써 기업 성장에 기여하는 '윤활유' 역할을 하고 있다. 로펌 중 최강의 인적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고 자부한다.

▷송 변호사=미국 워싱턴에서 진행되고 있는 국가 정책의 정보와 깊은 의미, 확실한 전략 방안을 제공한다. 또한 대륙아주 워싱턴사무소를 통해 상·하원을 비롯한 현지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다는 점도 다른 로펌과 차별되는 장점이다.



송호창 파트너 변호사.
송호창 파트너 변호사.
―최근 입법·정책 컨설팅 수요가 늘어난 이유는 무엇인가.

▷전 변호사=기업들은 이제 정책 리스크를 실질적인 경영 리스크로 받아들이고 있다. 국회에서의 발언 한마디나 법률안 통과에 따라 기업 경영이 영향을 받고, 정부의 규제나 정책 방향에 따라 기업의 미래가 달라질 수 있다. 이런 환경에서 로펌의 전문적인 대관(對官) 자문은 기업들에 현안 해결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소방수' 역할을 한다. 또 정책 변화를 미리 읽고 대비하거나, 위기가 닥쳤을 때 신속·정확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기업들이 그 중요성을 점점 더 크게 느끼고 있어 로펌에 컨설팅 의뢰가 늘고 있다.

▷송 변호사=트럼프가 만드는 관세 폭탄이 전 세계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우리 기업들도 예외가 아니어서 로펌을 찾는다. 저희는 이 관세 정책의 목적이 무엇이고 한국 정부와 기업들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아주 구체적으로 컨설팅하고, 워싱턴 현지에 있는 전문팀과 함께 해결해주고 있다.

―입법 자문은 어떻게 이뤄지나.

▷전 변호사=입법안 작성부터 발의, 상임위원회, 법제사법위원회 심사를 거쳐 최종 본회의 통과에 이르기까지 단계별로 필요한 전략과 방안을 제시한다. 입법 자문은 기업을 운영하면서 입법의 필요성을 느낄 때 어떤 내용으로 입법을 하면 좋을지 아이디어를 내거나, 국회에서 발의된 법안과 정부 부처의 법령 입안, 정책 동향을 모니터링해 기업의 사업 영역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움직임을 조기에 포착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이후 해당 법안 등이 기업과 산업에 미치는 잠재적 리스크를 파악하고, 동시에 현행 법령과 비교해 충돌되는 규정이나 해석상 문제가 있는지 면밀하게 분석·검토한다.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관련 입법에 대한 진행 또는 대응 전략을 단계별로 수립해 기업이 원하는 입법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매우 구체적인 자문을 제공한다. 필요하면 공청회나 국회 토론회 등에 참여해 공개적으로 정책 대안을 제시하기도 한다. 다시 강조하지만, 입법 자문의 목표는 입법을 통해 기업이 성장하는 길을 만들고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다. 법안이 통과된 이후에는 시행령·시행규칙 등 하위법령 제정 과정에도 의견을 제시하고 기업에 불리한 조항을 최소화하도록 한다.



사진설명
단순한 통상전쟁 아니다 트럼프가 진짜 원하는건 세계 질서 새 판 짜는 것

갈피 못 잡는 한국기업 산업 넘어 안보·지정학… 모든 카드 준비해야 산다



―국정감사 대응에는 어떤 자문과 지원을 하나.

▷전 변호사=국정감사에 대비한 자문은 크게 두 단계로 볼 수 있다. 첫째는 증인 채택 자체에 대한 대응이고, 둘째는 증인으로 채택됐을 때 국정감사장에서의 효과적인 대응이다. 기업들은 매년 국정감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기업 오너나 최고경영자(CEO)가 국감장에서 여야 의원들의 호통을 받고 질책당하는 장면이 전국에 생중계되면 기업 이미지에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저희는 의뢰 기업에 이런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 대응 전략을 세운다. 국회에서 이슈가 될 수 있는 사안들을 미리 분석하고 기업 측과 협의해 입장을 정리하고,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되지 않도록 기업으로 하여금 미리 대비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증인으로 채택된 경우에는 국감장에 출석하기 전 예상 질문을 준비하고, 이슈가 된 문제에 대한 선제적 해결 방안도 함께 준비한다. 현장의 긴장감으로 인해 기업의 입장이 왜곡되지 않도록 충분한 실전 준비를 거쳐 대비하도록 돕고, 국정감사 당일에도 동행해 편안한 상태에서 증언할 수 있도록 최대한의 조력을 한다. 국정감사 증인 대비는 공공전략그룹이 올해 중점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분야로, 저를 비롯한 다수의 국회 경험자들이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역량을 갖추고 있다.

▷송 변호사=우리 기업뿐 아니라 국내에 진출한 미국이나 글로벌 기업도 컨설팅할 수 있다. 이들 기업이 한국 국회에서 국정감사를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를 미국 전략팀과 국내 전략팀이 같이 컨설팅함으로써 훨씬 더 깊이 있는 인사이트나 대응 방법을 제시할 수 있다.

―올해 국회에서 논의되거나 기업에 영향을 줄 만한 주요 정책 이슈는 어떤 것들이 있나.

▷전 변호사=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는 만큼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양당 대통령 후보의 대선 공약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산업 분야에서는 AI가 화두인 만큼 국내 AI, 반도체 기업들에 대한 지원책들이 예상된다. 이 밖에도 에너지, 방산 등 여러 산업들에 대한 공약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국정감사와 관련해서는 기업들에 발생한 예상치 못한 사건과 사고를 주목해야 한다. 대표적으로는 매년 중대재해 발생 사고로 기업 CEO들이 국정감사장에 출석하고 있고 올해도 역시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공정거래 및 디지털 정책 분야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플랫폼 기업들의 시장 지배력 남용이나 소비자 권익 보호 문제가 지속적으로 입법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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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취임 후 어느 때보다 심각한 관세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대응책은.

▷송 변호사=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목표한 바가 무엇이고 한국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 그리고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알아야 한다. 미국의 관세 정책은 지난 바이든 정부에서도 나왔던 것인데, 트럼프 정부 관세 정책의 특징은 미국이 관장하고 있는 전 세계 안보 시스템과 무역 통상 관세 시스템을 연결해 안보와 관세를 통합 재편하겠다는 전략이다. 단순히 산업자원부 통상본부 담당자나 경제학 또는 국제통상·관세만 다루는 사람으로만 협상을 해서는 충분한 답이 나오지 못한다. 한국의 산업, 국방 그리고 특히 북한과의 경제협력 문제, 북한 개방에 한국 정부나 기업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걸 가지고 미국을 설득해야 한다. 그래서 남북경제협력전문팀, 미국 전공팀들이 같이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서 전방위적으로 전체 산업과 지정학적, 정치적인 영역까지를 다 포괄해서 우리가 가진 카드를 만들고 그걸로 협상해서 지금 일방적으로 부과하고 있는 관세를 낮춰야 한다.

―다른 이슈들은.

▷송 변호사=트럼프는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뿐만 아니라 북극항로를 열려고 한다. '그린란드를 사겠다'는 것이 바로 그 이야기이다. 수출이 통상 배로 이뤄지기 때문에 현재는 남미로 대서양을 거쳐서 유럽을 돌아서 들어가야 하는데, 알래스카를 통해 북극으로 들어가면 길이가 절반으로 줄어든다. 그런데 북극항로를 여는 데 러시아와 북한이 딱 중간에 있어 북한을 개방시키는 것이 미국으로서는 중요하다. 그래서 북한 개방이 전제가 된다. 또 중국이 전 세계 90%의 희토류를 생산하는데 북한에 매장된 희토류가 굉장히 많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개발을 하려면 일단 전기가 필요하고 광산은 채굴을 해야 하기 때문에 기술과 인력, 자본, 시설을 한국이 전부 제공하고 개발 수익을 북한과, 미국과 나눈다는 협상 카드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렇듯 안보와 관세, 무역이 연계된 협상을 해야 하기 때문에 우리 정부도 총괄본부를 만들어야 한다. 기업도 조급한 마음으로 섣불리 투자했는데 관세가 제로가 되면 큰 손실을 입게 된다. 저희는 미국 정부 정책의 리스크를 워싱턴팀과 한국팀이 협업해 워싱턴 내부의 고급 정보와 미국 의회 연방정부의 네트워크를 통해 어떻게 전략을 짜고 어떻게 협상을 해야 할지 컨설팅하고 있다.

-미국 정책 분석에 AI를 활용한다고 들었다.

▷송 변호사=온톨로지(Ontology) 기술을 활용해 심층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전통적인 AI 방식이 단어 예측에 집중했다면 온톨로지는 의미를 중심으로 분석한다. 트럼프가 직접 발언한 내용들에 대해 AI를 통한 분석으로 우리 기업들에 필요한 트럼프의 진짜 속내를 분석하고 있다. 미국 의회나 백악관에서 정책이 하루에도 수천 개가 나오는 상황에서 전문가라고 해도 이 정책을 모두 팔로업할 수 없다. 그래서 AI 기술을 활용해서 실시간으로 미국 의회가 만든 국가 정책을 계속 추적하고 있다. 그중 한국 정부나 우리 기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정책들을 뽑아내 클라이언트들에게 제공해주고 컨설팅하는 일을 하고 있다.

―트럼프 2기 정부에서 우리 기업들이 주의해야 할 이슈는.

▷송 변호사=트럼프 관세 전쟁 때문에 전 세계가 혼란에 빠져 있다. 이런 국가 정책이 비즈니스에 미치는 영향은 앞으로 더 커질 것이다. 트럼프만의 문제가 아니라 바이든 때도 마찬가지였다. 트럼프 정부가 끝나는 4년 후라고 상황이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다음 정부가 민주당 정부가 되더라도 미국 우선주의 정책은 더 강화될 것이다. 미국의 정책 리스크 관리가 지금부터 이뤄지지 않으면 나중에는 감당하지 못하는 손해가 생길 수 있다. 그래서 지금부터 계속 체크하고 점검을 하는 저희 컨설팅이 기업들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확신한다.

―공공전략그룹은 어떤 기업이나 기관에 도움을 줄 수 있나. 우리 기업들에 하고 싶은 말씀은.

▷전 변호사=정책 리스크에 노출된 모든 조직이 자문 대상이다. 특히 규제를 받는 산업군, 국회 및 정부와의 접점이 필요한 기업이나 단체라면 공공전략그룹이 실질적 해법을 제시할 수 있다. 우리 기업들이 국내외 정세의 변화로 많이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하지만 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있다. 저희 공공전략그룹은 어떤 다른 로펌보다 인적 구성 측면에서나 경험적 측면에서 차별화된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 입법, 정책 리스크가 큰 시대일수록 준비된 기업은 새로운 기회를 맞게 된다. 법무법인 대륙아주가 그 기회를 함께 만들어 드리겠다.

▷송 변호사=각종 산업별 협회 차원에서도 정부의 제도나 규제 이런 것들을 제·개정하거나 수정해야 하는 필요성이 크다. 저희와 같이 협업한다면 제도와 규제를 유리하게 조정하고 만들 수 있다. 글로벌 사업을 전개하거나 미국 규제에 노출된 우리 기업들에 공공전략그룹은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대미 수출, 기술 투자, 또는 미국 정부의 승인 대상 사업이라면 정책 분석은 필수다. 저희는 기업들이 미국에 진출해서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막힐 때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하고 풀어주는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할 것이다.

[이승윤 기자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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