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새벽배송 전문업체 컬리의 일부 지분 인수에 나섰다. 1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10% 미만의 컬리 소수 지분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조 단위 기업가치로 이름을 알렸던 컬리는 현재 이보다 낮은 수천억 원으로 평가된다. 최근 자사주 매입 과정에서 매겨진 기업가치는 약 6000억원으로 추정된다.

현재 컬리의 최대주주는 외국계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앵커에퀴티파트너스(앵커PE)로 지분율은 약 13.5%다. 창업자인 김슬아 컬리 대표이사와 힐하우스캐피털, 세쿼이아캐피털 등이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네이버는 기존에 운영하던 신선식품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컬리 지분 투자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2020년 장보기 서비스를 시작한 네이버는 신선식품 배송서비스 비중을 높여왔다. 이마트몰, 홈플러스, 초록마을 등 다양한 플랫폼들이 입점해 있다.

컬리가 서비스하는 제품들이 장보기 서비스와 연동된다면 네이버는 신선식품 사업의 성장을 도모할 수 있게 된다. 네이버가 최근 주력하는 인공지능(AI) 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신선식품을 포함한 쇼핑 부문 육성이 필요하다는 점도 이 같은 움직임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실제 지난해 네이버가 국내 인터넷 기업 중 최초로 연 매출 10조원을 돌파하는 호실적을 올린 데에는 쇼핑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지난해 네이버 커머스 매출은 구독자 혜택을 강화한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출시, 넷플릭스와의 멤버십 제휴 등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14.8% 증가한 2조9230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7.2%로 서치플랫폼(검색 광고)에 이어 두번째로 높다. 올해도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개인 맞춤형 상품을 추천하는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하며 이커머스 시장 공략에 힘을 쏟고 있다. 빠른 배송, 멤버십 회원용 무료 반품 혜택까지 내세운 덕택에 출시 한 달 만인 현재 300만건 이상 다운로드된 것으로 집계됐다.

일각에선 네이버가 컬리에 외부 채널 연동과 관련된 권한을 요구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네이버 측은 "구체적으로 논의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홍순빈 기자 / 김태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