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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8.5조 들여 美에 제철소 270만톤 생산 … 국내 공장의 절반

정지성 기자
입력 : 
2025-03-25 17:55:31
수정 : 
2025-03-26 15:3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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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은 25일 미국에 58억달러를 투자해 자동차 강판 특화 제철소를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제철소는 2029년 상업 생산 시작을 목표로 하며, 현대차 그룹은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과 관세 부담 경감을 기대하고 있다.

다만, 한국 내 생산시설 축소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며 산업 공동화 문제가 다뤄져야 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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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韓강성노조 부담 덜고
전기료 낮아 생산원가 절감
韓 철강산업은 공동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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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이 25일 미국에 58억달러(약 8조5000억원)를 투자해 건설하겠다고 발표한 제철소는 자동차 강판에 특화된 제철소다. 이번 제철소 건설로 현대자동차그룹은 안정적인 현지 공급망을 구축하고, 철강 관세에 대한 부담도 덜게 될 전망이다. 다만 일각에선 현지 생산 확대 정책으로 인해 한국 내 생산시설 축소를 비롯한 산업 공동화 우려도 나왔다.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들어설 전기로 제철소는 2029년 상업생산 개시가 목표다. 제철소 건설은 이날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백악관에서 발표한 총 31조원 규모 미국 현지 공급망 구축 전략의 핵심 사안이다. 현지 제철소를 지어 자동차 공장에 직접 강판을 공급하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발표한 철강 부문 상호관세 25% 적용도 피할 수 있다. 이번 발표 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현대차는 미국에서 철강과 자동차를 생산하고 그 결과 관세를 부과받지 않게 된다"고 밝힌 배경이다.

신규 전기로 제철소는 원료부터 제품 완성에 이르는 제선·제강·압연 공정을 한곳에서 처리할 수 있는 미국 최초의 전기로 일관(一貫) 제철소다. 전기로는 기존 고로 대비 탄소 배출량을 줄이면서 고품질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자동차 강판 특화 제철소로서 전기로와 열연·냉연강판 생산설비로 구성하고 연간 270만t을 생산하는 규모를 갖추게 된다. 이는 기존 당진·순천제철소에서 생산하는 자동차용 철강재 총생산량(연간 500만~550만t)의 절반에 달하는 수준이다.

현대제철은 현대차·기아는 물론 미국 완성차 제조사들의 전략차종에 들어가는 강판을 주력으로 공급한다.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과 기아 조지아 공장, 그리고 신규 가동되는 HMGMA(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와도 인접해 있어 물류비 절감과 안정적인 공급 체계 구축이 가능하다.

여기에 향후 멕시코, 브라질을 포함한 중남미 지역과 유럽 현지 글로벌 완성차 업체까지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제철은 이번 제철소 건설로 관세 부담은 물론 한국 내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으로 인한 생산원가 급등, 노사 갈등 장기화에 따른 생산 차질 문제 등에 대한 부담도 크게 덜 전망이다. 미국은 한국보다 천연가스·전력 등 에너지 비용이 낮아 원가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력,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등에 따르면 한국 대기업·중소기업의 평균 전기 요금은 kWh당 179.5원인 반면 미국 평균 전기료는 kWh당 112원이다. 미국이 한국보다 약 37.6% 저렴한 셈이다. 한국 기업이 많이 진출한 텍사스주(kWh당 77.6원)와 조지아주(kWh당 83.4원)는 전기료가 한국의 절반 수준이다. 특히 전기로 비중이 높은 현대제철은 2023년 기준 전기료 지출 3위(1조84억원)를 기록했는데 이는 고로가 많은 포스코(5028억원)보다 2배 이상 많은 수치다.

문제는 최근 한국 철강 업계가 해외 생산시설 구축에 속도를 내면서 커지고 있는 한국 내 제철소 축소나 폐업에 따른 산업 공동화 우려다.

이재윤 산업연구원 탄소중립산업전환연구실장은 "기존 인력을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시설에 재배치하는 등 정부와 기업, 노조가 협의해 산업구조 변화에 함께 대응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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