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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서 쪼그라든 한수원 ... 네델란드 원전도 수주 포기

지유진 기자
입력 : 
2025-03-20 14: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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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타당성 조사 불참 결정
美웨스팅하우스 지적재산권 분쟁 여파 가능성
한국수력원자력 경주 본사. (사진=한수원 제공)
한국수력원자력 경주 본사. (사진=한수원 제공)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네덜란드 원전 수출 수주를 포기했다. 지난해 말 스웨덴 수주, 지난 2월 슬로베니아 수주에 이어 3번째 유럽 수주전 포기다. 올 초 미국 웨스팅하우스와의 지적재산권 분쟁 협상의 여파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19일 원전업계에 따르면 한수원은 최근 네덜란드 신규 원전 건설을 위한 2차 기술 타당성 조사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앞서 2022년 말 네델란드 정부는 원전 건설 로드맵을 발표하고 1천000㎿(메가와트)급 이상 원전 2기 건설 계획을 밝혔다. 네덜란드 전체 전력의 최대 13%까지 보급할 수 있는 규모다.

한수원이 참여를 포기하면서 수주전은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프랑스전력공사(EDF)간 양자 구도가 됐다.

지난 2월에도 한수원은 슬로베니아 전력회사 젠에너지가 추진하는 최대 2400㎿(메가와트) 규모의 원전 프로젝트 타당성 조사에도 불참 결정을 내렸다. 지난해 말에는 스웨덴 원전 수출도 포기했다.

한수원이 최대 원전 수출시장인 유럽에서 연이어 철수하면서 원전업계에서는 올 초 웨스팅하우스와의 분쟁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된다.

그동안 웨스팅하우스는 한수원이 체코 원전과 계약한 최신 한국형 원전 모델이 자사의 기술을 기반으로 한 것이라며 지적재산권 분쟁을 제기해왔다. 한수원은 국산화에 성공했으므로 독자수출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었다.

지난 1월 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 간 지적재산권 분쟁 협상이 종료되면서 업계에서는 한수원이 유럽 시장 수주에서 웨스팅하우스에 상당한 몫을 양보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다만 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가 어떤 협상을 맺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한수원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체코 신규 원전 건설과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에 집중하기 위해 네덜란드 수출에는 참여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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