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경 트리밍버드 대표
양장점 운영한 아버지 덕에
어릴 때부터 옷과 함께 자라
30만원 들고 블로그로 시작
론칭 3년새 매출 150억 돌파
하고하우스 손잡고 본격 확장
양장점 운영한 아버지 덕에
어릴 때부터 옷과 함께 자라
30만원 들고 블로그로 시작
론칭 3년새 매출 150억 돌파
하고하우스 손잡고 본격 확장

무채색의 독창적인 디테일이 특징인데, 특히 제니, 한소희, 아이브(IVE) 등 유행을 선도하는 스타들이 사복으로 즐겨 입으며 더 입소문이 났다. '3마(마뗑킴,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 마르디 메크르디) 브랜드'를 뒤이을 K패션 대표 브랜드로도 꼽히는데, 그를 증명하듯 최근 브랜드 인큐베이터 하고하우스의 투자까지 받았다.
앞서 하고하우스는 2021년 마뗑킴을 인수해 매출 1500억원의 글로벌 브랜드로 키워낸 바 있다. 마뗑킴은 당시 매출 하락세와 적자를 면치 못하는 악화된 손익 구조로 어려움을 겪으며 브랜드 존속이 위협받던 상황이었다. 그보다 뛰어난 성장세를 보이는 트리밍버드는 더 큰 도약을 이룰 것으로 기대된다.
9일 매일경제는 트리밍버드의 창업자인 김민경 대표를 서울 성수동 트리밍버드 사무실에서 만났다. 2016년 블로그 마켓으로 옷을 판매하다 2021년 브랜드 론칭까지 하게 된 김 대표는 현재 인스타그램 팔로어만 22만명이 넘는 인플루언서다. 그의 팔로어 상당수는 트리밍버드의 팬인 '버디(Buddy)'들로, 대부분이 김 대표의 스타일을 좋아하는 20대 중반에서 30대 중반의 여성이다. 이들은 브랜드 충성도가 높기로 유명한데, 그간 전국 각지에서 팝업이 열릴 때마다 찾아가 오픈런을 하는가 하면 신제품 출시 때마다 몇 분 안에 품절시킬 정도로 높은 구매력을 자랑한다.
김 대표도 항상 버디와의 소통에 신경을 쓴다. 그는 "매번 직접 상품 출시 직전에 관련 질문을 받고, 빠짐없이 답하고 있다"며 "이 질의응답을 통해 얻는 고객들의 반응이 상품 제작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타고난 '옷쟁이'다. 양장점을 운영하신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렸을 때부터 옷 만드는 일이 일상이었다. 대학에서 패션 디자인을 전공한 뒤 패션회사에 취업했으나 누군가의 지시대로 옷을 만드는 일은 즐겁지 않았다.
대신 취미 삼아 블로그 마켓을 시작했다. 인스타그램에 김 대표가 올리는 일상 사진에 착장 정보를 묻는 팔로어가 많았는데, 그게 계기였다. 종잣돈은 고작 30만원. 김 대표는 "처음엔 제 취향의 옷을 떼 와 팔다가 어느 정도 자리가 잡힌 뒤엔 직접 제작한 상품을 팔았는데, 고객 반응이 훨씬 좋아 브랜드로 전향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금의 트리밍버드를 있게 한 히트 상품은 핸드메이드 코트인 '트라움 발마칸 롱코트'다. 백화점 브랜드 못지않은 고급 소재와 트렌디한 디자인으로 40만원대임에도 출시 1분 만에 품절되는 인기 상품이 됐다. 2021년부터 3년 연속 완판을 기록했다. 브랜드의 성장세가 가팔라지면서 김 대표는 '회사 경영'이라는 어려움을 맞닥뜨렸다. 하고하우스의 투자를 받은 것도 그래서다. 올해는 하고하우스와 함께 오프라인 확장과 해외 진출에 집중할 계획이다.
[김효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