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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 스킨케어 美상륙작전 순항…다음 타깃은 색조·향수"

이유진 기자
입력 : 
2025-03-04 16:14:41
수정 : 
2025-03-04 18:21:24

뉴스 요약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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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국 화장품 수출액이 사상 처음으로 100억 달러를 돌파하며, 미국 시장에서의 소비 증가가 큰 영향을 미쳤다.

정새라 대표는 미국 내에서 K-뷰티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지만, 다양한 제품군으로의 확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소비자의 피부 고민을 겨냥한 맞춤형 제품 개발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랜딩인터내셔널은 올 한 해 500억원의 연 매출 목표를 세우고, 한국의 인디브랜드를 미국에 알리는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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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해외유통 '정새라 랜딩인터내셔널 대표 인터뷰
틱톡 등 숏폼마케팅 인기지만
속도 빠른 만큼 유행 짧아
ULTA·월마트 등 오프라인
충성도 높은 고객 잡기 유리
인종·피부색 다양한 미국
현지 정서 맞춰 세심한 배려를
사진설명


지난해 한국 화장품 수출액이 사상 처음으로 100억달러를 돌파했다. 이 중 대미 수출은 19억달러에 달해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흔히 '인디브랜드'라고 부르는 중·소형 브랜드 제품들이 틱톡 등 숏폼 SNS에서 인기를 끌면서 미국 수출액을 크게 늘린 덕분이다. 2022년 38억달러(약 5조5500억원)였던 북미지역 K뷰티 제품 매출이 2032년에는 99억달러(약 14조4600억원)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 화장품 브랜드의 미국 유통을 돕는 유통관리 업체 '랜딩인터내셔널'의 정새라 대표를 서울 충무로에서 만났다. 정 대표는 "미국에 두 번째 K-뷰티 웨이브가 찾아와 과거보다는 한국 화장품에 대한 인지도가 올라갔다"면서도 "유행에 민감한 젊은 세대가 한국 뷰티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단계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랜딩인터내셔날은 2014년 창업해 최근 10여 년간 코스알엑스, 한스킨, 아임프롬, 삐아, 믹순 등 100여 개 이상의 화장품 브랜드를 얼타(ULTA), 타깃(Target), JC페니(JCPenny) 등 유통채널에 입점시켰다.

랜딩인터내셔널에서는 틱톡과 아마존에서 팔리는 뷰티 제품 중 한국 제품의 비중을 약 20% 정도로 파악했다.

정 대표는 "틱톡은 짧은 포맷이라 예고편처럼 흥미를 불러일으키지만, 이 바이럴이 길게 이어지려면 스토리를 갖춘 브랜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품에 더해 브랜드의 철학이나 배경을 소비자에게 함께 알려야 한다는 의미다. 정 대표는 "K팝 밴드가 팬덤을 형성했듯 히트 제품들을 관통하는 브랜드 스토리를 진출 시점부터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한국 화장품 중에서도 피부관리 제품이 강세다. 전체 판매 제품 중에서 55% 이상이 피부관리 제품이다. 정 대표는 "스킨케어 제품은 인종과 피부색 영향을 덜 받아 초반부터 미국 소비자가 접근하기 쉬웠다"고 봤다. 자연에서 유래한 성분을 사용한 제품, 다단계 스킨케어 루틴에 관련된 제품들이 특히 인기를 끌었다. 아마존에서 판매하는 상위 50개 피부관리 제품 중 12%가 K뷰티 제품일 정도다.

하지만 다음 단계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피부관리 외 다른 제품군이 필요하다. 정 대표는 "얼타에서 기초 제품 외에 헤어, 향수, 바디제품 브랜드를 확대하고 싶어 했는데, 조건에 맞는 K뷰티 브랜드가 거의 없었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기초 외 다른 분야 브랜드도 더 진출하고, 색조 브랜드들은 색조 범위를 넓혀야 시장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양한 인종과 피부색을 가진 미국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려면 더 어두운 틴트, 더 진한 립 컬러까지 고를 수 있도록 색이 다채로워야 한다. 우리나라는 파운데이션 색상을 주로 2가지로 출시하나, 미국 소비자를 위해서는 6~10가지 색상 정도는 확보하는 것이 좋다.

현지 문화와 정서를 고려한 접근도 고려사항 중 하나다. 한국 히트 제품이었던 코스알엑스의 '달팽이 에센스'는 달팽이를 갈아 만드는 화장품이 아니냐는 시선에 소비자들이 선뜻 지갑을 열지 않았다. 미국에서는 '동물복지'에 대한 감수성이 높기 때문이었다. 랜딩인터내셔널은 '써니 더 스네일(달팽이 써니)'라는 캐릭터를 만들어 제조과정을 애니메이션으로 설명하면서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와 호감도를 함께 끌어올렸다.

화장품을 바꾸지 않고 재구매하는 '충성 소비자'를 늘리기 위해서는 오프라인 채널 입점을 병행하는 전략도 중요하다. 정 대표는 "온라인 마케팅만으로는 만날 수 있는 고객이 한정적"이라며 "오프라인 매장 소비자의 마음을 얻으면 재구매를 유도하기 훨씬 수월하다"고 설명했다. 미국 화장품 시장 매출의 85%가 오프라인에서 발생하는 만큼 월마트·타깃 등 슈퍼마켓 체인, 세포라·얼타 등 화장품 전문 매장, 백화점 등 고급 유통매장 등도 함께 공략해야 한다는 의미다.

소비자의 피부 고민에 맞는 타깃형 제품도 K 뷰티가 공략할 수 있는 틈새시장 중 하나다. 랜딩인터내셔널은 지난해 발간한 보고서에서 "K뷰티여드름(KbeautyAcne)이라는 해시태그는 5억120만조회수를 기록할 정도로 여드름 관련 검색어가 온라인 트래픽의 주요 유입원"이며 "콜라겐과 항노화 제품 성장세도 뚜렷하다"고 언급했다.

랜딩인터내셔널은 올해 연 매출 5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 대표는 "연내 서울 성수동에 한국 사무소를 내고 인디브랜드들을 미국에 알리는 사업도 더 적극적으로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유진 기자 / 사진 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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