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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장벽에 美 막히자 韓 침투 … 中, K제조업까지 장악 나서

이선희 기자
김시균 기자
입력 : 
2025-02-17 17:46:34
수정 : 
2025-02-17 20:16:51

뉴스 요약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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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중국의 C커머스 플랫폼이 한국 시장을 빠르게 확장하며 국내 유통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러한 플랫폼들이 국내 제조사를 종속시키고 한국 소비자를 빼앗을 위험성이 있다고 경고하며, 알리가 글로벌 셀링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 브랜드를 해외에 판매할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리테일 분석 서비스에 따르면, 알리와 테무의 지난해 결제 금액은 전년 대비 85% 증가한 4조2899억원에 달하며, 신선식품 시장에서도 점차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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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커머스, 韓서 거침없는 확장 … 저가제품 넘어 전방위
저가공세로 가입자 늘리고
신선식품으로 방문율 높여
에이블리·지마켓과 협력
'Made in Korea' 앞세워
해외서 경쟁력 확보 포석
알리, 韓우수셀러 파격 지원
테무, 물류전문가 채용 나서
◆ 알리∙테무 韓공습 ◆
사진설명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차이나커머스(C커머스)의 한국 공습에 국내 유통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해외 '저가 제품'을 판매하는 '해외 직구' 플랫폼을 넘어서 국내 제조 및 신선식품 시장까지 장악하는 초거대 플랫폼이 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국내 유통업계 관계자는 17일 "불과 2년 전만 해도 저가 소품들만 팔 줄 알았는데, 요즘 중국 쇼핑몰 확장 속도를 보면 (국내 업체들이) 다 잡아먹힐 것 같다"면서 "플랫폼 사업은 한번 밀리면 다시 뒤집기 힘들다. 이런 추세면 중국 플랫폼에 국내 이용자를 빼앗기고 국내 제조사까지 종속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알리는 중국 대형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그룹 자회사가 운영하는 동명의 쇼핑몰이다. 테무는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핀둬둬홀딩스(PDD)의 자회사 웨일코가 운영하는 플랫폼이다. 한국 시장을 장악한 뒤 세계 시장에서 이미지가 좋은 한국의 '웰메이드 제품'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을 석권하겠다는 것이 두 회사의 큰 그림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 전쟁으로 인해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입김이 거세질 것"이라며 "중국이 미국이라는 거대한 장애물을 뚫어낼 첨병으로 한국을 활용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밝혔다.

알리와 합작법인을 설립 중인 지마켓은 우수 한국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알리는 지마켓 한국 브랜드를 알리바바인터내셔널의 해외 판매망을 통해 세계 각국에 판매할 것으로 보인다. 알리가 투자한 에이블리에는 패션·뷰티·라이프스타일·디지털 제품 등 무려 7만개가 넘는 한국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에이블리 관계자는 "양사 협력을 통해 국산 브랜드의 글로벌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리는 국내 우수 셀러를 모시기 위해 파격적으로 지원한다. 한국 상품을 미국·일본·프랑스·스페인에서 팔도록 지원하고, 앞으로 판매 국가와 지역을 확대하는 '글로벌 셀링'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글로벌 셀링에 참여하는 한국 기업에는 5년간 수수료를 면제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무료 번역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와 관련해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알리가 취해온 전략은 동남아시아 등 해외에 진출해 현지에서 잘나가는 이커머스 회사들을 인수해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유망 브랜드에 대한 장악력을 높이는 것이었다"며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워 C커머스 기업이 국내 기업들을 흡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지난달 기준)에 따르면 알리와 테무의 지난해 결제 추정 금액은 4조2899억원으로 전년(2조3228억원) 대비 85% 늘어났다. 3년 전(1조1103억원)과 비교하면 4배나 늘었다.

C커머스는 국내 신선식품에서도 장악력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 알리는 신선식품 MD와 재고를 관리하고 마케팅을 하는 인력을 대거 채용했다. 국내 신선식품 벤더와 공급자·셀러 등 파트너 물색, 한국 시장 분석 등 업무를 하기 위해서다.

알리는 국내 우수 식품 제조사와 농수산물 생산자를 유치하면서 식료품까지 갖춘 종합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발전시켰다. 국내 뷰티, 의류 제조사뿐만 아니라 농수산물 등 신선식품에 이어 최근에는 생화까지 팔기 시작했다. 모든 생화 상품은 국내 농장에서 소비자에게 바로 배송한다. 테무도 올해부터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인사(HR), 총무, 홍보·마케팅, 물류 등 핵심 직군의 한국인 직원 채용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물류업계 전문가들에게 채용 오퍼를 넣어 한국 내 통합 물류 시스템 구축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미국이 관세장벽을 쳐서 중국 물건이 들어오는 것을 막으려고 하니, 중국 유통기업 입장에서는 구매력이 있는 대한민국을 눈여겨볼 수밖에 없다"면서 "궁극적으로는 우리의 제조업 생태계를 무너뜨릴 수 있고 유통 주도권을 중국에 넘길 수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선희 기자 / 김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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