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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전 기대감에 부푼 韓 자동차·가전 러 점령한 중국산과 '진검승부'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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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고 서방의 경제제재가 해제된다면 한국 기업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이나, 중국 기업과의 경쟁이 남아 있다.

현대차그룹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매각했지만, '바이백' 조항을 통해 향후 공장을 되살릴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으며, 러시아 시장의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가전업체와 조선업계도 시장 회복에 대비하며 여러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으며, 전반적으로 한국 기업들이 러시아 시장에서의 재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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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재전 韓제품 현지서 인기
수출길 재개 가능성에 반색
◆ 미·우크라 정상회담 ◆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종결되고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경제제재가 풀린다면 한국 기업에는 호재가 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한국 기업이 없는 동안 러시아 시장을 잠식한 중국 기업과 경쟁해야 하는 부담은 남아 있다.

현대차그룹이 2023년 말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현지 업체에 1만루블(약 14만원)에 매각하기 전까지 연간 38만대 차량을 러시아 시장에 팔았다.

특히 겨울이 길고 추운 러시아 환경에 맞는 맞춤형 모델을 출시할 정도로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통해 러시아 소비자들에게서 큰 호응을 얻었다.

매각한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은 현재 중국 업체가 임차해 차량을 생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공장 매각 당시 올해 12월까지 원하면 공장을 되살 수 있는 '바이백' 조항을 집어넣었지만, 되살 때 가격이 '시장가격'으로 명시돼 있어 현지 상황을 지켜본 뒤 결정할 전망이다.

강남훈 한국자동차모빌리티협회장은 "러시아의 전체 차 시장 규모는 약 180만대로 이 정도 규모 시장이 다시 열리는 건 큰 호재"라고 말했다.

가전업체들도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예의 주시하고 있다. LG전자는 전쟁 발발 이후인 2022년 8월 모스크바 외곽 루자 지역의 생활가전·TV 공장 가동을 전면 중단했다. 모스크바 인근 삼성전자 칼루가 TV·모니터 공장도 2022년 3월 운영을 중단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대금 지급 문제와 경제제재가 전부 해소가 돼야 후속 스텝으로 나아갈 수 있다"면서 "상황을 지켜보면서 궁극적으로 러시아 공장을 가동하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중국 업체와의 경쟁은 피할 수 없다. 과거엔 보쉬·밀레 같은 유럽 제품과 삼성전자·LG전자 제품이 인기였지만, 전쟁 후엔 중국 하이얼이 세탁기·냉장고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중국과 터키 업체 비중이 크게 올랐다.

조선업계에서는 액화천연가스(LNG)선 중심으로 러시아 수주 재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북극해 연안을 오갈 수 있는 쇄빙 LNG 운반선 기술은 한국이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대러시아 제재가 풀릴 경우 러시아 수주 물량이 다시 재개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해운업계 역시 우크라이나 재건 수요로 인한 수혜를 기대한다.

오리온은 내수 진작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전쟁통에서도 오리온의 러시아 법인 매출은 작년 2305억원으로, 전년 대비 15.1% 증가했다. 루블화 기준 2019년부터 2024년까지 6개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고 매출의 대부분은 초코파이 판매액이다.

현지에서 호텔을 운영하는 롯데호텔 관계자는 "현재는 내국인 수요로 운영되고 있지만 종전이 가시화할 경우 러시아를 오가는 외국인이 늘어나면서 호텔 영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동은 기자 / 정지성 기자 / 박승주 기자 / 이효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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