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일본에서 파나소닉이 TV 사업을 철수한다고 발표한 가운데, 글로벌 주요 TV 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일본시장에서 중국기업 공세에 밀려 고전하고 있어 주목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일본 TV 시장에서 점유율이 한 자릿수에 그친다. 글로벌 TV 1위 기업 삼성전자와 프리미엄 제품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세계 1위 LG전자가 일본시장에서 존재감이 미미한 이유는 최근 일본 내 중국 업체들의 공세가 커진 결과로 분석된다.
닛케이와 현지 시장조사기관 BCN에 따르면, 일본 TV 시장에서 물량 기준으로 절반 이상을 중국 업체들이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래 일본은 폐쇄적이고 보수적인 분위기로 자국산 선호가 높아 외국산 가전의 무덤으로 불린다. 그러나 최근 중국 가전이 '반값' 경쟁력을 앞세워 일본 소비자들 선택을 받으며 급격히 시장에 침투했다.
스마트폰 보급으로 개인 화면에서 고화질 콘텐츠를 즐기는 소비자가 늘면서, 초고화질 대형 TV에 대한 수요가 줄고 '가성비'를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졌다는 점도 작용했다.
일본 소비자에 대응하는 현지화 전략에서 경쟁력이 갈렸다는 점도 거론된다. 일본 소비자는 TV에 콘텐츠 대량 저장기능을 중요하게 여기는 특징이 있는데, 삼성과 LG의 TV는 이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TV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주로 글로벌 플랫폼으로 TV를 개발·생산해 일본의 특수한 수요를 제대로 반영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일본에서 모바일 제품을 제외하고 TV와 가전 시장에서 2007년 철수한 바 있다. 일각에서 삼성의 일본 TV·가전시장 재진출 가능성을 거론하지만 현재로선 뚜렷한 움직임은 없다. LG전자는 프리미엄TV 시장을 집중 공략하는 차별화 전략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회사는 올레드 TV, 초대형 TV 중심으로 일본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박소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