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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도 지갑 닫아 … 고가 수입차 안팔린다

한창호 기자
입력 : 
2025-01-13 17:54:07
수정 : 
2025-01-13 19: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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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국의 고가 수입차 시장이 위축되며 1억원 이상 차량의 신규 등록 대수가 2023년에 비해 20% 감소한 6만2520대에 그쳤다.

특히 법인차에 연두색 표지판 부착 정책이 도입된 것이 고가 수입차 구매를 주저하게 만든 요소로 작용했고, 이에 따라 메르세데스-벤츠와 벤틀리의 판매량이 크게 줄었다.

반면 BMW는 판매량이 증가하며 1억원 이상 고급 수입차 부문에서 독주를 이어갔고, 현대차의 제네시스 브랜드도 고급 수입차 수요를 잠식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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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넘는 수입차 등록대수
작년 6만2520대…20% 감소
매년 늘어나다 8년만에 꺾여
법인차 연두색 표지판 부담
제네시스로 옮긴 것도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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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내수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1억원 이상 고가 수입차를 구매하던 법인이나 부자도 지갑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등록된 1억원 이상 고가 수입차 대수는 총 6만2520대로, 2023년(7만8208대)에 비해 20% 감소했다. 2016년 등록 대수(1만9660대)에서 매년 상승 추세를 보이던 고가 수입차 등록 대수가 꺾인 것은 8년 만이다.

덩달아 지난해 신규 등록된 수입차 중에서 1억원 이상 고가 수입차 비중은 23.7%를 차지해 2023년(28.9%)보다 떨어졌다.

고가 수입차 시장의 수요층은 주로 법인이나 소득이 많아서 상대적으로 경제적 상황에 덜 민감한 개인이지만 내수 한파를 비켜가지 못했다.

황용식 세종대 교수는 "작년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 속에서 기업들이 긴축 경영을 실시했던 경우가 많다"면서 "대기업은 임원 수를 줄이고 중소기업은 비용 절감을 실시하는 일이 많았는데, 이러한 기업들 선택이 고급 외제차 수요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부터 8000만원 이상 법인차에 연두색 표지판 부착 정책을 도입한 것도 고가 수입차 구매를 꺼리게 했다. 박철완 서정대 교수는 "1억원 넘는 차종은 법인이 구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는 경기 흐름 영향을 잘 받지 않는다"면서도 "법인차 녹색 번호판 기피 현상이 초고가 수입차 구매에 악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차량 브랜드별로 살펴보면 1억원 이상 고급 수입차 신규 등록 1위 자리는 BMW(2만4543대)가 차지했다. 메르세데스-벤츠(1만9529대), 포르쉐(8254대)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1억원 이상 차량 중 100대 이상 신규 등록 대수를 기록했던 브랜드에서 가장 감소율이 컸던 곳은 벤틀리다. 벤틀리 판매량은 2023년 810대에서 2024년 400대로 절반(50.6%) 넘게 줄었다. 1억원 이상 신규 수입차 판매량 자체가 크게 줄어든 브랜드는 메르세데스-벤츠였다. 메르세데스-벤츠 신규 등록 대수는 2023년 3만2789대에서 2024년 1만9529대로 1만3260대 줄었다.

BMW의 1억원 이상 고가 차량 판매량은 전년보다 1653대 늘어났다. 경쟁 브랜드인 메르세데스-벤츠의 작년 전기차 화재가 사회적인 관심을 받으면서 상대적으로 반사이익을 얻은 것으로 분석된다. 렉서스도 1억원 이상 차량이 1125대 등록되며 전년(495대) 대비 2.3배 상승한 기록을 세웠다. 세부 차량별로 살펴보면 1억원대 BMW X5가 작년에 6176대 판매량을 기록하며 베스트셀링카로 인기를 끌었다. 메르세데스-벤츠에서는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G클래스가 전년 대비 20.5% 상승한 2613대 판매되며 최다 판매 대수를 기록했다.

현대차그룹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고급 수입차 수요가 국산차로 넘어갔다는 분석도 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제네시스 품질이 높아지면서 애매한 수입차를 타느니 제네시스를 선택하는 수요도 분명히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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