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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쏘렌토·그랜저, 벤츠·테슬라 대신 잘 샀네”…팔 때 ‘돈’ 되는 중고차 [최기성의 허브車]

최기성 기자
입력 : 
2025-01-03 07: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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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와 벤츠의 전기차 중고차 가치는 급격히 하락하고 있으며, 반면 하이브리드카의 잔존 가치는 80%대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전기차의 가치 하락은 소비자 신뢰도 저하와 가격 변동성, 화재 문제 등이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분석된다.

전기차 구매 고객들은 잔존가치 하락으로 인해 재산상 피해를 보고 있으며, 이에 대한 서비스 혜택이나 구매자 충성도 강화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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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SUV인 벤츠 EQE SUV와 중고차 시장에서 인기 높은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 [사진출처=벤츠, 기아/ 편집=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전기 SUV인 벤츠 EQE SUV와 중고차 시장에서 인기 높은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 [사진출처=벤츠, 기아/ 편집=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테슬라·벤츠 전기차(EV)의 중고차 가치가 폭락하고 있다. 반면 전기차에 친환경차 대세 자리를 내줬다가 다시 되찾기 시작한 하이브리드카(HEV)의 중고차 가치는 높게 형성됐다. 전기차 대신 하이브리드카가 중고차로 팔 때 ‘돈이 된다’는 뜻이다.

3일 매경닷컴이 중고차기업인 ‘엔카닷컴’과 중고차 도·소매 가격 데이터를 보유한 ‘밸류어블 카스탯’에 의뢰해 주요 전기차·하이브리드카의 시세, 잔존가치 등을 비교·분석한 결과다.

잔존가치가 크게 하락한 벤츠 EQE [사진출처=벤츠]
잔존가치가 크게 하락한 벤츠 EQE [사진출처=벤츠]

엔카닷컴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전기차 공포증’을 일으켰던 차종인 벤츠 EQE 305+2022년식의 시세는 5042만원으로 나왔다.

신차 가격 1억300만원과 비교해보면 잔존가치는 48.9%에 불과했다. 일반적으로 신차로 출고된 지 4~6년쯤 지나면 잔존가치가 50% 안팎이 된다.

2년 만에 신차 값의 절반이 사라졌을 정도로 벤츠 EQE의 중고차 가치가 폭락했다는 의미다.

지난해 1월 시세인 6308만원과 비교하면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1266만원이 감가됐다.

전기 SUV인 벤츠 EQE SUV의 가치도 크게 떨어졌다. 벤츠 EQE 350+ 4매틱 SUV 2023년식 12월 시세는 7713만원이다. 신차 값 1억990만원과 비교하면 잔존가치는 70.1%다.

출고된 지 1~2년된 수입차의 잔존가치가 80%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가치 하락이 큰 편이다.

중국산 모델 출시로 중고차 가치가 요동친 테슬라 모델Y [사진출처=국토교통부]
중국산 모델 출시로 중고차 가치가 요동친 테슬라 모델Y [사진출처=국토교통부]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전기차인 테슬라 모델Y의 중고차 가격도 폭락했다.

신차 시장에서 9665만원에 판매됐던 2022년식의 12월 시세는 5363만원, 잔존가치는 55.4%에 불과했다. 테슬라 모델3 롱레인지 2022년식도 12월 기준 잔존가치가 53.1%에 그쳤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중고차 도·소매 데이터로 잔존가치와 시세를 산출하는 ‘밸류어블 카스탯’(CAR STAT)을 통해 단독 제공받은 도매 시세의 흐름도 비슷했다.

지난해 1월과 10월의 평균 도매 시세를 비교해보면 출고된 지 16개월 안팎이고 주행거리가 1만5000km 미만인 벤츠 EQE는 1월보다 622만원 하락했다.

출고된 지 12개월 안팎, 주행거리 1만km 미만인 벤츠 EQE SUV는 2131만원 급락했다.

출고된 지 31개월, 주행거리 4만5000km 수준인 테슬라 모델Y도 890만원 떨어졌다.

그랜저 신구 모델.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중고차 잔존가치가 높은 편이다. [사진출처=현대차,/ 편집=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그랜저 신구 모델.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중고차 잔존가치가 높은 편이다. [사진출처=현대차,/ 편집=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잔존 가치가 추락한 전기차와 달리 하이브리드카(HEV)의 가치는 높게 형성됐다.

엔카닷컴에 따르면 벤츠·테슬라 전기차의 잔존가치는 50% 안팎에 불과했지만, 주요 하이브리드카의 잔존가치는 80%대를 기록했다.

잔존가치가 가장 높은 차종은 신차 시장에서도 출고적체가 심한 기아 쏘렌토다. 쏘렌토 HEV 1.6 2WD 그래비티 2022년식의 잔존가치는 86.5%로 나왔다.

현대차 싼타페 HEV 1.6 4WD 캘리그래피는 81.8%, 그랜저 HEV 르블랑은 82.0%으로 역시 높은 잔존가치를 기록했다.

토요타 캠리 HEV 2.5 XLE는 80.2%, 혼다 CR-V HEV 2.0 투어링 4WD는 81.3%로 산출됐다.

전기차 잔존가치 하락에 영향을 준 벤츠 EQE 화재 [사진출처=연합뉴스]
전기차 잔존가치 하락에 영향을 준 벤츠 EQE 화재 [사진출처=연합뉴스]

중고차 업계는 벤츠 전기차의 경우 캐즘(일시적 수요정체)을 벗어나기 위한 파격 할인, 지난해 8월 인천의 한 아파트를 쑥대밭으로 만든 벤츠 EQE 화재와 중국산 배터리 이슈가 결합돼 가치 폭락을 일으켰다고 분석했다.

테슬라 모델3의 경우 가격을 고무줄처럼 올렸다 내렸다하는 ‘값질’이 원인이라고 업계는 지목했다.

이 상황에서 캐즘이 발생하고, 가격이 인하되고, 부분변경 모델이 나오면서 기존 모델의 가치가 크게 요동쳤다고 설명했다.

국산차·수입차 통틀어 전기차 판매 1위인 모델Y의 경우 기존 ‘미국산’ 모델Y보다 가격이 1000만원 이상 낮아진 중국산 모델Y가 출시되면서 가치가 급락하기 시작했다.

반면 하이브리드카는 화재 걱정도 적고, 연비와 승차감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중고차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중고차로 팔 때도 전기차보다 좋은 값을 받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집 다음으로 재산목록 2호인 자동차의 잔존가치 급격한 하락은 재산상 피해를 준다”며 “파격 할인은 신규 구매자에게는 반가운 일이지만 기존 구매자에게는 악몽같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기존 구매자는 전기차 공포증과 캐즘, 화재 걱정에 이어 잔존가치 하락이라는 피해를 입고 있다”며 “기존 구매자를 ‘잡아둔 물고기’ 취급을 하지 말고 서비스 혜택을 주거나 납득할 수 있는 중고차 가격에 매입해주는 등 충성도를 높여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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