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면 내년 하반기 출시
아빠도 오빠도 공략 대상
![KR10과 코란도(오른쪽 위) [사진출처=매경DB, KG모빌리티/KR10 촬영=최기성 매경닷컴 기자]](https://pimg.mk.co.kr/news/cms/202412/29/news-p.v1.20241224.8536cf30d14f416288a97e161834ff5a_P1.jpg)
“이대로 나오면 대박.”
3년 전 KG모빌리티( 쌍용자동차)가 공개한 KR10 디자인 스케치에 자동차 마니아들이 열광했습니다.
신차는 출시 전 ‘디자인 호불호’ 논란에 시달리기 마련인데 KR10은 보기 드물게 호평 일색이었습니다.
확실한 이유가 있습니다. 자동차 마니아들이 지난 2006년부터 그토록 원했던 ‘정통 코란도(KORANDO)’의 부활로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2011년 출시된 4세대 코란도C, 2019년부터 현재까지 판매되는 5세대 코란도는 도심형 ‘소프트코어 SUV’에 해당합니다.
오프로더 성향의 ‘정통 하드코어 SUV’를 원했던 코란도 마니아들은 3세대 모델(1996~2005년)까지만 ‘진짜 코란도’로 여깁니다.
쌍용차는 호응에 부응했습니다. 기업회생 절차로 회사 운명이 불투명한 상황에서도 예상을 뛰어넘는 KR10 호평에 바로 반응했습니다. 디자인 스케치 차원을 넘어 개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포드 브롱코 신구 모델 [사진출처=포드/편집=최기성 매경닷컴 기자]](https://pimg.mk.co.kr/news/cms/202412/29/news-p.v1.20241224.bebfef7ac8404dadbfda1e818dbc50ed_P1.jpg)
KR10 개발 확정에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SUV 대세 바람을 타고 단종됐던 정통 오프로더들이 잇달아 부활하는 상황도 영향을 줬죠.
포드 브롱코가 대표적입니다. 브롱코는 미국 오프로더 시장을 장악한 지프(Jeep) 랭글러의 대항마로 1966년 출시됐습니다.
하드코어 오프로더로 인기를 끌었지만 도심형 SUV 시대가 오면서 존재감이 약화됐고, 결국 출시 30년 만인 1996년 단종됐습니다.
포드는 자동차 기술 발달과 SUV 시장 성장세에 맞춰 단종됐던 브롱코를 지난 2020년 되살렸습니다.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과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힐링을 중요하게 여기고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는 젊은 소비자들을 공략하는 데 적합하다고 판단해서죠.
당시 토요타 정통 오프로더인 FJ크루저도 되살아날 가능성이 높은 차종으로 여겨졌습니다.
![서울모빌리티쇼에 출품된 KR10 목업 [사진출처=KG모빌리티]](https://pimg.mk.co.kr/news/cms/202412/29/news-p.v1.20241224.38d6614ec9034cfba0c91041c13a1ed6_P1.jpg)
KR10은 2024년에 출시될 가능성이 있다고 알려졌지만 계속 미뤄져 코란도 마니아들의 애간장을 태웠습니다.
취재 결과, 내년 상반기 토레스 하이브리드와 전기 픽업트럭인 O100(프로젝트명)이 출시된 이후에 나올 예정입니다.
빠르면 내년 하반기 국내 공개된 뒤 판매될 것으로 보입니다. 기존 정통 코란도는 2005년 단종됐으니 20년 만에 부활하는 셈입니다.
모습은 어떨까요. 디자인 완성품은 지난해 3월 서울모빌리티쇼(구 서울모터쇼)에서 공개됐습니다.
KR10 디자인 책임자인 이강 디자인센터장은 KG모빌리티 부스에서 매경닷컴에 “내연기관 차량 및 전기차로 나올 KR10 양산차는 서울모빌리티쇼 출품차량과 거의 같은 모습”이라고 귀띔했죠.
이 센터장은 지난 2022년에도 “현재 판매되는 코란도는 성향이 애매모호한 뉴트럴(Neutral)인데다 토요타 라브4, 기아 스포티지 등과 비슷해 고전할 수밖에 없다”며 “KR10은 지프 랭글러나 랜드로버 디펜더 등 정통 오프로더에 더 다가간 모습으로 출시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코란도는 이전의 오리지널 코란도로 돌아갈 계획”이라며 “KR10 차명도 ‘무조건’ 코란도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었죠.
![서울모빌리티쇼에서 공개된 KR10 목업 [사진촬영=최기성 매경닷컴 기자]](https://pimg.mk.co.kr/news/cms/202412/29/news-p.v1.20241224.28b7561573f54982ad3b7ff45dd6a3f8_P1.jpg)
서울모빌리티쇼에 출품된 KR10은 디자인 및 설계 검증을 위한 시제품인 목업(Mockup)이었죠.
2021년 디자인 스케치로 공개됐던 모습을 거의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KG모빌리티가 토레스부터 적용한 ‘파워드 바이 터프니스’를 본격적으로 채택, 정통 오프로더 이미지를 강화했습니다.
파워드 바이 터프니스는 강인함으로 추진되는 디자인이라는 뜻입니다. 구조적 강인함, 예상 밖의 기쁨, 강렬한 대비, 자연과의 교감 4가지 조형적 아이덴티티를 기본으로 삼았죠.
KR10은 한눈에 쌍용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린 코란도 3세대 후속모델이라 파악할 정도로 유사합니다.
차체 양끝이 아니라 중앙 쪽에 가깝게 자리 잡은 동그란 헤드램프와 공격성을 드러낸 범퍼, 다부진 차체에서 ‘혈연관계’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릴에 적용한 크롬 바 5개는 1983년 출시된 2세대 코란도에서 가져왔죠. 요철 형태로 각진 뒷모습은 코란도에 영향을 준 미군 지프(Jeep)를 닮았습니다.
기존 2세대와 3세대 코란도의 디자인을 결합한 뒤 세련미, 강렬함, 미래지향성을 추가한 게 KR10입니다.
램프 디자인은 전체 외형은 디자인 스케치와 거의 같지만 속에 적용하는 ‘디테일’은 달라졌습니다. 원형 헤드램프는 상하를 분리한 모습으로 변경됐습니다.
![KR10 디자인스케치(위)와 코란도 히스토리 [사진출처=KG모빌리티/편집=최기성 매경닷컴 기자]](https://pimg.mk.co.kr/news/cms/202412/29/news-p.v1.20241224.2b60491d9aa34c95bfd64cbca4dcf36d_P1.jpg)
시동이 켜지면서 원형 램프 전체가 아니라 반만 깜빡일 것으로 보입니다. ‘반달눈썹’ 형태로 윙크하는 이모티콘을 연상시킵니다. 운전자를 웃으며 반기는 ‘웰컴 라이팅’ 역할을 담당하죠. 5개 슬롯 그릴과 일자형 주간주행등 겸 방향지시등도 채택했습니다.
과거 정통 오프로더가 부착했던 스페어타이어를 형상화한 육각형 타입 양각 장식이 토레스처럼 차체 뒷부분 중앙에 적용됐습니다.
토레스와 달리 기능적이며 실용적인 요소도 부여했습니다. 도어 기능을 갖춰 내부에 자동차 관련 용품을 보관할 수 있죠.
리어램프도 디테일이 달라졌습니다. 얼핏보면 미니(MINI) 리어램프에 있는 ‘유니언잭’ 디자인과 비슷합니다.
케이(K)자 형태로 KG모빌리티·코란도·코리아를 상징하는 디자인 요소를 적용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디자인 스케치에서는 헤드램프처럼 두줄 그래픽을 적용했죠.
한때 O100처럼 전기차(EV)로만 나올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지만 가솔린모델도 나옵니다. 2026년에는 요즘 대세가 된 하이브리드카(HEV)로도 출시됩니다.
![갤로퍼에서 영감을 받은 현대차 싼타페 [사진촬영=최기성 매경닷컴 기자]](https://pimg.mk.co.kr/news/cms/202412/29/news-p.v1.20241224.77f6d7a728ad403385652b2469d6ea83_P1.jpg)
KR10으로 부활한 코란도는 누가 살까요. 개인적으로는 40~50대인 X세대(1970년~1980년에 태어난 세대)가 가장 선호할 것으로 판단합니다.
X세대는 한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관심 대상입니다. ‘역사상 가장 부유한 세대’라고 부릅니다. 인구도 많은데다, 왕성한 경제활동을 펼쳐 소득 수준도 높기 때문이라고 하죠.
통계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1950년대생은 603만명(11.7%), 1960년대생은 851만명(16.5%), 1970년대생은 828만명(16.1%), 1980년대생은 705만명(13.7%), 1990년대생은 679만명(13.2%)으로 집계됐습니다.
베이비붐 세대인 1960년대생(1960~1969년생)이 가장 많고, 그 다음이 1970년대생(1970년~1979년생)입니다.
1970년대생 대부분은 아직 왕성한 경제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1960년대생 상당수는 은퇴시기에 접어들었습니다.
![코란도, 무쏘, 이스타나 [사진출처=매경DB]](https://pimg.mk.co.kr/news/cms/202412/29/news-p.v1.20241224.f18f1f18799c43fcb7790587ade6e593_P1.jpg)
소득과 소비도 X세대가 주축인 40~50대가 가장 높았습니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가구주가 40~50대인 가구의 월 평균 소득이 가장 많았습니다.
50대가 636만원으로 1위였습니다. 40대는 632만원, 39세 이하는 473만원, 60세 이상은 365만원으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월평균 가계지출도 비슷한 경향을 보였습니다. 40대가 508만원으로 가장 높았습니다. 50대는 493만원, 39세 이하는 362만원, 60세 이상은 267만원으로 나왔습니다.
인구, 소득, 소비 모두 많은 X세대는 방송은 물론 기업 입장에서도 공략 대상 1호입니다.
가장 먼저 주목한 곳은 방송입니다. 이들의 추억을 자극하면 시청률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죠. ‘응답하라’ 시리즈가 대표적입니다.
삼성패션연구소도 올해 패션시장 키워드로 ‘와인드업’(WINDUP)을 선정하면서 X세대에 주목했습니다. 실질적 구매력과 경제력을 갖춘 X세대를 적극 공략하라고 조언했죠.
글로벌 시장조사회사 민텔(MINTEL)도 올해 전망을 통해 X세대는 구매력이 높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며 이들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X세대 추억을 공략한 그랜저 CF [사진출처=CF 영상 캡처]](https://pimg.mk.co.kr/news/cms/202412/29/news-p.v1.20241224.fae95181b93148f8a144de044fa16bf8_P1.jpg)
자동차 회사들도 ‘응답하라 1988’ 방영 이후 X세대의 추억을 구매로 연결할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을 적극 펼치고 있습니다.
레트로(Retro)·뉴트로(Newtro) 마케팅 전략입니다. “유행은 돌고 돈다”는 말을 입증이라도 하듯 복고(Retro)를 새롭게(New) 즐기는 뉴트로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레트로와 뉴트로를 통해 중장년층은 추억과 향수에 빠져듭니다. 젊은 층은 직접 겪어보지 못한 과거 감성에서 재미를 느낍니다. 부모 세대의 추억을 ‘힙’하다도 여깁니다.
X세대가 어렸을 적 ‘성공의 아이콘’으로 여겨졌던 현대차 그랜저, 현대차 갤로퍼에서 영감을 받은 신형 싼타페 등도 레트로·뉴트로 덕을 보고 있습니다. 추억과 향수가 돈이 되는 셈입니다.
![레트로 마케팅 전략을 펼친 토레스와 액티언 [사진출처=KG모빌리티/편집=최기성 매경닷컴 기자]](https://pimg.mk.co.kr/news/cms/202412/29/news-p.v1.20241224.9ed199d67e884d9294b47602fbc1c21a_P1.jpg)
X세대에게 ‘추억의 명차’로 불리는 쌍용차 무쏘에서 영감을 받은 토레스도 레트로·뉴트로 효과에 힘입어 KG모빌리티 효자가 됐습니다.
토레스는 50대 남성이 가장 선호하는 차종입니다. 그 다음으로 30대 남성, 40대 남성, 20대 남성 순입니다. 40~50대 아빠차는 물론 20~30대 오빠차로도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20년 만에 부활할 코란도는 한국 자동차 역사에도 한 획을 그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자동차 브랜드인 현대차·기아는 글로벌 시장에서 토요타와 폭스바겐에 이어 ‘넘버3’로 자리잡았습니다.
다만, 짧은 자동차 역사 탓에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의 자격요건인 정통성은 부족했습니다. 현대차가 포니를 환생시킨 이유도 정통성 확보에 있습니다.
현대차·기아는 아니지만 부활한 코란도는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차의 정통성과 위상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겁니다.
단순히 디자인과 차명만 계승하는 게 아니라 기술적 완성도까지 끌어올린다면 더할 나위 없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