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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삼킨 비상계엄…트럼프 귀환에 세계 ‘들썩’ [사진으로 보는 10대 뉴스]

정다운 기자
입력 : 
2024-12-23 2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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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다난했던 2024년 갑진년(甲辰年), 예상 밖 사건과 소식이 내내 이어졌다. 12월 3일 밤 10시 28분 기습적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뒤 대한민국은 일상이 뒤틀렸다. 국민은 민주주의 파괴의 현장을 목도하며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고, 이후 탄핵 정국으로 이어지면서 자산 시장도 난리가 났다. 한국만 시끄러웠던 것도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의 귀환에 세계 경제가 요동치고,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으로 러-우크라 전쟁이 세계대전으로 확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깊어졌다. 한국 경제를 떠받치는 삼성전자 주가는 4만원대까지 추락하면서 ‘4만전자’ 불명예를 얻었고, 그 와중에 방산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산업군으로 떠올랐다.

2024년 대한민국을 웃게 하고 울게 한 10대 뉴스는 무엇일까.

지난 12월 3일 밤 비상계엄을 기습 선포한 윤석열 대통령. (대통령실 제공)
지난 12월 3일 밤 비상계엄을 기습 선포한 윤석열 대통령. (대통령실 제공)

1. 尹 대통령의 비상계엄, 후폭풍

이제 막 임기 반환점을 넘긴 윤 대통령은 지난 12월 3일 밤 비상계엄을 기습 선포했다. 1979년 이후 45년 만의 일. 이후 한 시간여 만에 무장한 계엄군이 국회로 들이닥쳐 본청 점거를 시도했지만 시민 저항과 국회의원들의 계엄 해제 의결로 다행히 저지됐다. 비상계엄은 선포 후 불과 2시간 30분 만인 4일 새벽 1시 국회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가결로 실패로 돌아갔다. 이후 새벽 4시 28분 공식적으로 계엄 해제를 선포하기까지 총 6시간이 소요됐다.

난데없는 비상계엄 사태의 후폭풍은 현직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발의로 이어졌다.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은 한 차례 부결 후 지난 12월 14일 가결되면서 헌정사 세 번째 현직 대통령 탄핵안 국회 통과라는 오명을 남기게 됐다.

윤 대통령이 “야당에 경고하기 위해 계엄을 선포했다”며 횡설수설하는 가운데, 실제 정부와 야당의 갈등은 올 4월 10일 제22대 총선 이후 걷잡을 수 없이 증폭돼왔다. 국민의힘은 108석 확보에 그치며 헌정 사상 가장 작은 여당이 됐다. 192석을 확보한 범(凡)야권은 김건희·해병대원 특검법과 노란봉투법, 방송3법 등 쟁점 법안을 잇따라 처리했고 공직자에 대한 탄핵도 이어갔다. 윤 대통령은 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법안이 도착할 때마다 거부권을 행사했다. 어디가 끝일지 모를 정도로 분열하던 여야는 탄핵 정국을 계기로 투쟁 양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

2. 한강, 韓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

10월 10일 소설가 한강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2000년 노벨평화상을 받은 故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 한국인 노벨상 수상자다.

스웨덴 한림원은 한강의 작품이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며 그의 수상 이유를 밝혔다. 2016년 맨 부커상을 수상한 ‘채식주의자’,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소년이 온다’, 제주 4·3 사건을 다룬 ‘작별하지 않는다’ 등이 한강의 대표작이다. 그의 소설은 국내 대형 서점가의 주간 베스트셀러 순위 대부분을 독식했고, 영국·미국·프랑스 등 해외에서도 책이 품절되는 등 ‘한강 신드롬’이 일었다.

지난 11월 미 대선에서 당선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지난 11월 미 대선에서 당선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3. ‘스트롱맨’ 트럼프의 귀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제47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면서 4년 만에 백악관으로 돌아오게 됐다. 미국 대선 막판까지 우세가 점쳐지던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는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트럼프 당선인이 지난 7월 연설 도중 피격을 당하는가 하면 현직 대통령인 조 바이든이 같은 달 21일 돌연 연임을 포기하며 바통을 부통령에게 내주는 일도 발생하는 등 선거 과정도 다사다난했다.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앞세운 트럼프 당선인이 해외 기업에 대해 강력한 관세 정책을 공약으로 내세운 만큼 각국은 서둘러 대응안 마련에 고심 중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이후 개당 10만달러 선을 넘어선 비트코인. (연합뉴스)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이후 개당 10만달러 선을 넘어선 비트코인. (연합뉴스)

4. 비트코인, 10만달러 돌파

비트코인 가치가 탄생 15년여 만에 처음으로 개당 10만달러(약 1억4000만원) 선을 넘어섰다. 비트코인은 미국 대선이 트럼프 당선인의 승리로 마무리된 지 약 한 달 만인 지난 12월 5일 10만달러 선을 넘어 장중 한때 개당 1만4000달러 가까운 가격에 거래됐다. ‘친(親)비트코인 대통령이 되겠다’는 트럼프 당선인 공약에 따른 규제 완화 기대감이 랠리를 이끈 결과다.

이후 조정이 이뤄지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10만달러 선 안팎을 넘나들고 있으나, 호재만 있으면 가파르게 오르며 강세를 유지 중이다. 비트코인 강세에는 같은 해 1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거래소 상장과 거래를 진통 끝에 승인한 것도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내년 기준금리 인하 속도 조절에 나설 것임을 시사하는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 (로이터=연합뉴스)
내년 기준금리 인하 속도 조절에 나설 것임을 시사하는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 (로이터=연합뉴스)

5. 긴축 기조 3년여 만에 전환

지난 12월 18일(현지 시간) 올해 마지막으로 열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금리 결정 회의에서 미국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더 내렸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 기존 4.5~4.75%이던 기준금리를 4.25~4.5%로 인하하기로 결정한 것. 지난 9월 4년 반 만의 금리 인하 후 11월에 이어 세 번 연속 인하다.

연준은 이날 경제 전망을 통해 2025년 말 기준금리가 3.9%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기준금리가 4.25~4.5%인 것을 감안하면 2025년 말까지 스몰컷(0.25%포인트 인하) 기준으로 두 차례만 인하하겠다는 의미다. 당초 지난 9월 전망치 3.4%와 비교하면 금리 인하 횟수가 스몰컷 기준 4회에서 절반으로 줄어든 셈이다.

연준이 내년 기준금리 인하에 속도 조절을 시사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과 금융 통화 정책에서 엇박자를 내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내년에는 금리 인하를 두 번만 하겠다는 연준 입장에 뉴욕 증시 주요 지수들은 폭락했고 환율은 크게 올랐다.

한편 11월 말에는 한국은행이 시장 동결 예상을 깨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깜짝 인하했다. 10월(3.5% → 3.25%), 38개월 만에 통화 긴축 기조에서 ‘피벗(통화 정책 전환)’을 단행한 데 이어 두 달 연속 금리 인하를 결정했다. 한은이 두 달 연속 금리를 낮춘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한은이 두 차례나 금리 인하를 결정한 배경은 2024년과 2025년 경제성장률을 어둡게 보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는 의대 증원 문제를 놓고 정부와 의료계의 대립이 극심했다.
올해는 의대 증원 문제를 놓고 정부와 의료계의 대립이 극심했다.

6. 의대 증원 정책·의료계 집단행동

27년째 동결된 의과대학 입학 정원 확대를 두고 연초부터 정부와 의료계가 충돌했다. 지난 2월 정부는 필수의료, 지역의료 붕괴를 막아야 한다며 2025년도 의대 신입생부터 매년 2000명을 증원해 한 해 5058명을 뽑겠다는 ‘의대 증원’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렇게 5년간 총 1만명의 의사를 늘리겠다는 게 정부 계획이었다.

의료계는 즉각 반발했다. 의사 증원의 근거가 부족하고, 현재 의대 교육 여건으로는 매년 2000명을 더 늘려 의사를 키워낼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1만명이 훌쩍 넘는 전공의들이 2월 19일 사직서를 제출한 후 수련 중이던 병원을 떠났고, 의대생들은 휴학계를 제출하며 항의했다. 의대 증원 문제를 둘러싼 정부와 의료계의 격한 대립으로 애먼 환자들이 거의 1년 동안 커다란 불편을 겪었고, 이 같은 상황은 달라진 것 없이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올 7월 8만8000원을 찍었던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11월 14일 5만원대가 무너졌다.
올 7월 8만8000원을 찍었던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11월 14일 5만원대가 무너졌다.

7. ‘4만전자’ 된 위기의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주력 사업인 반도체 부문에서 부진한 실적을 거두며 지난 7월 이후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7월 11일만 해도 연중 고점(8만8000원)을 찍었던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11월 14일 5만원대가 무너지고 4만9900원에 장을 마감하며 반 토막 났다. 삼성전자 주가가 4만원대로 떨어진 것은 2020년 6월 이후 처음이다. 주가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기술 격차와 중국에 추격당하고 있는 범용 D램 제품에 대한 의구심이 꼽힌다.

이에 삼성전자는 2017년 이후 7년 만에 10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 소각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여전히 삼성전자 주가는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저평가 매력에 일시 반등하는 듯했으나 5만3000~5만4000원대에 여전히 머무르는 모습이다. 연말에도 증권사들은 줄줄이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어도어가 전속계약을 위반했다며 계약 해지를 선언하는 뉴진스. (연합뉴스)
어도어가 전속계약을 위반했다며 계약 해지를 선언하는 뉴진스. (연합뉴스)

8. 민희진·하이브, 어도어 경영권 분쟁

지난 4월 22일 하이브는 산하 레이블 어도어 경영진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 아울러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이사 사임을 요구하는 서한도 발송했다. 민 전 대표 등 어도어 경영진이 하이브로부터 어도어를 독립시키고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4월 25일 민 전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 중 비속어, 은어를 서슴지 않고 사용하는 모습이 크게 화제가 되기도 했다. 어도어 소속 가수 뉴진스가 하이브로부터 차별을 받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이후 민 전 대표는 해임됐지만 아직 분쟁이 지속되고 있다. 한편 뉴진스 멤버 5인은 지난 11월 13일 어도어 측에 민 전 대표의 복귀를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발신했다. 같은 달 28일 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어도어가 전속계약을 위반했다며 전속계약 해지를 선언했다. 이후 뉴진스는 이튿날인 29일부터 독자 활동에 나섰다.

북한이 러시아에 파병하면서 전 세계 안보 환경에 파장이 일었다.
북한이 러시아에 파병하면서 전 세계 안보 환경에 파장이 일었다.

9. 북한의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

북한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파병하면서 한반도는 물론 전 세계 안보 환경에 커다란 파장을 몰고왔다. 한미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10월부터 1만2000명 규모 병력을 우크라이나에 파병했다. 북한은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줄곧 무기를 지원해오기도 했다.

이미 전투에 참여한 북한군은 대규모 손실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앞서 미 국무부는 11월 12일 공식 논평을 통해 “(파견된 북한 병력) 대부분이 쿠르스크주로 이동해 러시아군과 함께 전투에 투입되기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미 방산전시회장에 전시된 K9A2 자주포. (연합뉴스)
미 방산전시회장에 전시된 K9A2 자주포. (연합뉴스)

10. 돌아온 K방산

세계 곳곳에서 전쟁이 장기화하고 트럼프 2기 출범이 유력하게 점쳐질 때부터 K-방산은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국제 안보 불안감이 커지고 각국 방위비 분담이 늘어날 경우 방산 수요가 커질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트럼프 당선인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폐지를 공공연하게 언급하고, 유럽 내 나토 국가들의 국방비 지출을 GDP의 3% 수준까지 끌어올리라고 압박하고 있다. 유럽 국가들이 GDP 3% 수준까지 국방비를 늘리려면 향후 최대 5000억달러의 국방비 순증이 예상된다.

다만 최근 예상 밖의 계엄 악재가 국가 신뢰도를 깎아내리면서 국내 방산업계 분위기는 다시 침울해졌다. 통상 방산 사업 특성상 정부 간 계약(GWG)이 이뤄져 계약 과정에서 정부의 긴밀한 협조가 필요한데 비상계엄 사태가 찬물을 끼얹었다는 진단이다.

[정다운 기자 jeong.dawo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90호 (2024.12.25~2024.12.3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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