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이코노미는 대만 경제주간지 ‘금주간(今週刊)’과 콘텐츠 교류 협약을 맺고 기사 교환을 시작합니다. 앞으로 대만 내 트렌드부터 TSMC 등 기업 스토리까지 국내 독자가 관심 있어 할 만한 현지 소식을 전해드리겠습니다.
현재 대만 정부는 암 예방과 치료에 있어 국가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번 기사에서는 대만 정부가 암 사망률을 2030년까지 3분의 1로 줄이기 위해 시행 중인 정책과 전략을 다룹니다. 암 검진 예산을 확대하고 유전자 검사 등 혁신적 치료 방법에 투자하는 대만 정부의 선제적인 접근법은 우리나라도 참고할 만한 시사점을 던집니다.

라이칭더 대만 총통은 올 5월 취임 후 ▲국가 기후변화 대책위원회 ▲건강 대만 추진위원회 ▲사회 방위 회복력 위원회를 설립하고 직접 챙겨왔다. 지난 11월 28일 ‘건강 대만 추진위원회’ 회의에서 라이 총통은 “2030년 암 사망률을 현재보다 3분의 1 수준으로 낮출 정책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2025년까지 암 검진 예산을 68억대만달러(약 2960억원)로 확대하고, 암 검진 대상과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50억대만달러(약 2175억원) 규모 추가 예산을 투입해 ‘암 신약 기금’을 100억대만달러(약 4350억원) 규모로 확대·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환자의 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또 정부가 유전자 검사와 정밀 의료 지원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라이 총통은 “차세대 유전자 검사가 건강보험 혜택에 포함돼 환자들이 정확하고 개인화된 치료 전략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은 암 예방을 위한 ‘심리 건강 지원책’이다. 이날 회의에서 라이 총통은 “심리 건강 지원 정책 범위를 기존 15~30세에서 15~45세로 확대해, 청년층은 물론 중년층의 정신 건강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지난 9월부터 세 달 동안 대만 국민 2만명 이상이 정신 건강 서비스를 받았다. 라이 총통은 직장과 학교, 사회 전반에서 ‘마음 건강 회복력’을 강화하기 위해 정부와 민간 부문이 더욱 협력해 (정책 서비스가) 모든 국민을 아우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만 총통 ‘암 선제 대응 3대 정책’ 제시
2030년 암 사망률 3분의 1로 감소 목표
총통이 직접 나서 이렇게까지 암 관련 정책을 챙기는 이유는 1982년부터 42년 내내 암이 대만 국민의 사망 원인 1위를 차지하고 있어서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약 5만3000명이 암으로 사망했고, 매년 약 12만1000명이 암 진단을 받고 있다. 2021년에는 평균 4분 19초마다 1명이 암에 걸렸다는 위생복리부 기록도 있다. 같은 해 가장 발병이 많았던 암은 폐암, 대장암, 유방암이었다. (편집자주: 대만의 암 사망률은 한국의 3배 수준이다.)
이런 차원에서 대만 정부가 들고나온 대책이 ‘암 치료를 위한 세 가지 화살’로 불리는 ‘암 선제 대응 3대 정책’이다. 대만 정부는 암 선제 대응 3대 정책을 통해 2030년까지 암 사망률을 현재의 3분의 1 수준으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저우즈하우 위생복리부 차관은 “전체 암의 30~50%는 예방 가능하다”며 “암 검진을 받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조기에 암을 더 잘 발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검진을 통해 암을 발견한 환자 대부분은 초기 암 혹은 암 전 단계인 반면, 검진 없이 암을 발견한 환자는 ‘말기 상태’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암 조기 발견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어 “자궁경부암 검진, 유방촬영술, 분변 잠혈 검사, 구강암 검진, 저선량 흉부 CT(LDCT) 등 암 검진을 정기적으로 받는 것이 사망률을 20~70% 낮추는 데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대만 = 정훙다(鄭鴻達) 금주간 기자, 정리 = 김대기 매일경제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89호 (2024.12.18~2024.12.24일자)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