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적절치 않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사퇴하면서 오는 12일 신임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가 치러질 예정인 가운데 당 내부는 원내대표 자리를 두고 내홍을 겪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 10일 권성동 의원과 김태호 의원이 원내대표 선거 후보자로 등록했다고 밝혔다. 차기 원내대표는 오는 12일 선출될 예정으로 선출 방식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친윤계와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은 권 의원을 추대하는 방식으로 원내대표를 선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10일 국회에서 열린 4선 이상 중진 의원 회의에서는 권 의원의 원내대표 추대로 의견이 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권 의원은 회의 직후 기자들에게 “중진 전부 의견은 아니고 다수 의원이 어려운 상황에 경험이 있는 제가 원내대표가 돼 당 상황을 잘 조정하고 의원들의 심부름꾼이 되라는 말을 해줬다”고 밝혔다.
반면 친한계는 권 의원이 원내대표를 맡아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불분명한 이유로 45년 만에 비상계엄을 선포하면서 탄핵 정국으로 접어든 상황에 친윤계가 당을 이끄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권 의원은 윤 대통령 대선 후보 시절 후보 비서실장을 맡는 등 친윤계 핵심 인물로 꼽힌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권 의원 추대 선출’ 주장에 대해 “중진 회의에서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적절하지 않다”고 일축했다. 친한계 배현진 의원도 기자들에게 “중진 선배들의 의견이고 우리가 ‘중진의힘’은 아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같은 친윤계와 친한계의 계파 갈등은 결국 탄핵 정국에서 당내 주도권을 쥐기 위한 경쟁이라는 분석이다. 의원들을 이끄는 원내대표의 뜻이 향후 탄핵소추안 등 표결 과정에서 당론 결정 등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기 때문이다. 조기 대선이 치러지는 경우에도 한 대표가 대선 출마를 위해 사퇴한다면 차기 원내대표에게 당권이 넘어갈 수 있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이 자당 대통령으로부터 비롯된 사회 각계 혼란 속에 책임 있는 수습은커녕 당내 헤게모니 싸움에 골몰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 선거관리위원회는 오는 12일 오전 10시 의원총회에서 원내대표 후보자 합동토론회를 개최하고 원내대표를 선출한다는 방침이다. 친윤계와 중진 의원들의 지지를 받는 권 의원이 유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반면 강성 친윤 원내대표에 대한 거부감을 갖는 의원들도 다수인 것으로 알려져 선출 결과에 이목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