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M과 하이브리드 공동 개발
지리車도 프리미엄 차종 타진
산하 볼보·폴스타 韓판매량 쑥

중국 완성차 브랜드 BYD가 내년 초 한국 출시를 공식화한 가운데 중국차 브랜드들의 시장 영향력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중국 지리홀딩스 산하 완성차 브랜드가 직접 판매했거나 한국 완성차 업체와 협업해 판매한 승용차, 상용차, 협력 개발한 차량의 판매량은 올해 3만대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승용차와 상용차를 포함해 총 5개 브랜드를 통해 중국 지리자동차는 한국 시장에서 연간 판매량 3만대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리자동차가 한국에서 판매하는 대표적인 브랜드는 볼보와 폴스타다. 폴스타는 볼보자동차의 자회사로 출발했지만, 올해 2월 볼보자동차가 보유 중인 폴스타 지분을 지리자동차에 매각하면서 지리홀딩스그룹의 자회사가 됐다. 폴스타는 현재 한국 시장에서 폴스타2와 폴스타4 등 차량 2종을 판매하고 있는데, 이들의 합산 판매량은 430대다.
볼보자동차는 지리홀딩스그룹이 약 8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 판매 차종 중 플래그십 세단인 S90과 전기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EX30 등은 중국 공장에서 생산한다. 볼보코리아는 올해 11월까지 한국 시장에서 1만3603대를 팔았는데, 이는 수입차 브랜드 중 BMW, 메르세데스-벤츠, 테슬라에 이은 4위로 점유율은 5.67%다.

르노코리아가 올해 하반기 출시한 신차 ‘그랑 콜레오스’가 한국 시장에서 많은 판매량을 보이면서 지리와 협력 개발한 차종 역시 한국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8월부터 판매를 시작한 그랑 콜레오스는 판매 개시 넉 달 만인 11월까지 누적 판매량 1만5000여 대를 기록했다. 지난 11월 판매량도 6000여 대에 달하는데, 이는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SUV인 기아 쏘렌토의 월간 판매량(7000여 대)에 근접한 수치다.
특히 11월 판매된 그랑 콜레오스 6582대 중 대부분인 6082대가 하이브리드 차량인데, 그랑 콜레오스 하이브리드 모델에 탑재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르노코리아와 지리자동차의 합작법인인 ‘호스 파워트레인’에서 개발한다.
KG모빌리티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부문에서 BYD와의 협력 범위를 넓히고 있다. BYD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인 ‘블레이드 배터리’를 장착하는 토레스 EVX는 올해 11월까지 누적 판매량이 6013대로 전년 동기 대비 250% 증가했다. KG모빌리티는 BYD와 공동 개발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장착한 ‘토레스 하이브리드’를 내년 상반기 한국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한국시장에서 중국 자동차에 대한 저가 이미지가 강하지만, 지리자동차는 프리미엄 완성차 업체인 로터스와 지커를 통해 한국 프리미엄 시장에도 빠르게 진출하고 있다. 지리자동차는 2017년 로터스그룹 지분 51%를 차지하면서 대주주가 됐다. 로터스는 한국 시장에서 지난달 27일 전기 SUV ‘엘레트라’를 출시했다. 엘레트라는 한국에서 판매 시작 가격이 1억4900만원에 달한다. 지리자동차 산하 중국 승용차 브랜드인 지커는 BYD에 이어 한국 시장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상용차 시장에서는 BYD를 중심으로 중국 브랜드들이 본격적으로 한국 시장 점유율을 높여 나가고 있다. 상용 부문이 먼저 한국에 진출한 BYD는 승용차를 한국에 출시한다는 소식과 함께 상용차 판매량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BYD의 1t 전기트럭인 ‘T4K’는 올해 11월에 96대가 팔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42.9% 상승한 수치다. 이외에도 BYD는 전기버스인 ‘eBus-9’ ‘eBus-11’ 등을 판매하고 있는데 트럭과 버스를 모두 합쳐 829대를 판매하며 한국에 진출한 뒤 처음으로 연간 판매량 1000대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올해 11월까지 한국에서 신규 등록한 전기버스 중 중국 브랜드들의 점유율은 6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당 점유율은 2019년 23.9%였는데 5년 만에 두 배로 뛰어오른 것이다. BYD의 전기버스와 중국 버스 업체 ‘하이거버스’의 전기버스 판매량은 올해 11월까지 누적 400여 대로 현대자동차의 전기버스인 ‘일렉시티’ 누적 판매량(1760대) 대비 22%까지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