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버1 부럽지 않은 ‘넘버3’ 목표
첫출발 성공적, 1만3000대 계약
![국내 1위 아빠차인 쏘렌토와 도전자인 그랑 콜레오스 [사진출처=기아, 르노]](https://pimg.mk.co.kr/news/cms/202409/05/news-p.v1.20240903.ab5db9281514468989058c9b0ac54cc4_P1.jpeg)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개그 프로그램에서 나온 뒤 한동안 유행했던 말이다. 1등이 돈도 명예도 모두 차지하는 현실을 직설적으로 꼬집어 공감을 샀기 때문이다.
실력은 사실상 거의 차이가 없는데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하면 죄인처럼 여겨졌던 시절도 있었다.
세상이 달라지고 있다. 2024 파리올림픽 국가대표 선수들을 보면 알 수 있다. 금메달을 딴 선수가 아닌데도 주목받고 있다. ‘세계 최강’을 입증한 선수보다 더 사랑받기도 한다.
‘탁구 요정’ 신유빈이 대표적이다. 예전 같으면 ‘겨우’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동메달을 땄을 뿐이지만 성품, 열정, 노력, 선행 등을 인정받아 금메달리스트보다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탁구요정 신유빈 [사진출처=연합뉴스/편집]](https://pimg.mk.co.kr/news/cms/202409/05/news-p.v1.20240903.10bf787faa8b421d994161961d714348_P1.jpg)
자동차 분야에서는 아직도 ‘1등 지상주의’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 1등이 되면 더 비싸더라도 더 오래 기다리더라도 줄서서 산다.
한때 현대차·기아와 맞설 수 있는 자동차 브랜드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넘버3’ 자리도 빼앗긴 르노코리아가 ‘1등 지상주의’ 파괴에 나섰다.
그랑 콜레오스가 선두에 섰다. 타깃은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차 그랜저를 제치고 판매 1위 자리를 차지하면서 ‘넘버1’ 아빠차가 된 기아 쏘렌토다. ‘넘버2’ 현대차 싼타페도 타도 대상이다.
그랑 콜레오스의 목표는 1등이 아니다. 르노코리아 입장에서는 서운할 수 있지만 1등이 되기도 어렵다. 2등도 쉽지 않다.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KG모빌리티 액티언도 쉽지 않은 상대다.
현실적인 목표는 ‘동메달’이다. 신유빈처럼 넘버 1·2보다 오히려 더 주목받는 ‘넘버3’ 자리를 노린다.
르노그룹의 기대도 크다. 귀도 학 르노그룹 부회장이 지난달 27일 르노 부산공장에서 열린 미디어 시승 행사장을 찾은 게 이를 단적으로 증명한다.
귀도 학 부회장은 “그랑 콜레오스는 글로벌 차량 라인업에서 시금석이 될 만한 차량”이라며 기자들에게 제대로 경험해달라고 요청했다.
분위기도 좋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과 벤츠 EQE가 일으킨 전기차 공포증으로 다시 주목받는 하이브리드 모델로 있기 때문이다.
첫 성적도 괜찮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1만3000대 이상 계약됐다. 올해 상반기(1~6월) QM6, SM6, 아르카나(XM3), 마스터 4개 차종의 총 판매대수 1만1213대보다 많다.
![그랑 콜레오스 [사진촬영=최기성 매경닷컴 기자]](https://pimg.mk.co.kr/news/cms/202409/05/news-p.v1.20240903.5493a909ab7e479589345a033766782f_P1.jpg)
시승차는 그랑 콜레오스 이-테크(E-Tech) 하이브리드다. 전장x전폭x전고는 4780x1880x1680mm다. 쏘렌토(4810x1900x1695mm)보다 살짝 작다.
겉으로 볼 때는 더 작아 보이지만 실내공간을 결정하는 휠베이스는 2820mm로 쏘렌토(2815mm)보다 오히려 길다.
다부진 디자인도 제원상 크기보다 실제 크기가 작아보이게 만든다.
프랑스 차량은 낯섦을 통해 이질적인 매력과 예술적인 감각을 추구하는 아방가르드 디자인을 적용할 때가 많다.
르노도 마찬가지이지만 푸조·시트로엥과 비교하면 낯섦과 낯익음의 중간을 지향하는 편이다.
그랑 콜레오스도 아방가르드를 차별 포인트 정도로 활용했다. 이질감보다는 신선함에 초점을 맞춰 디자인했다.
![그랑 콜레오스 [사진촬영=최기성 매경닷컴 기자]](https://pimg.mk.co.kr/news/cms/202409/05/news-p.v1.20240903.81bc57c434ef41988daccad3631a7bda_P1.jpg)
르노의 상징인 ‘로장주’(다이아몬드) 엠블럼은 그릴 중앙에서 ‘프랑스’ 출신임을 알려준다. 그릴 패턴도 다이아몬드 형태다. 원근법처럼 아래로 갈수록 패턴 크기가 커지면서 차체 전면부에 입체감을 부여한다.
그릴과 차체의 경계도 없애 단정하다. 위아래 두 줄로 빛나는 헤드램프는 그릴과 단절되지 않고 한 몸이 된 모습이다.
범퍼의 경우 맹수의 송곳니가 꽉 다문 입 밖으로 빠져나온 것같은 형태를 통해 공격성을 드러낸다.
측면에서는 차체를 파고드는 느낌의 델타 라인으로 다이내믹한 이미지를 강조했다.
후면 중앙에도 로장주 엠블럼이 자리잡았다. 크리스탈 3D 타입 풀(Full) LED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는 좌우로 넓게 배치됐다. 당당하고 강인하면서 차체를 보다 넓어보이게 만드는 효과를 주기 위해서다.
![그랑 콜레오스 [사진출처=르노]](https://pimg.mk.co.kr/news/cms/202409/05/news-p.v1.20240903.894a85e088294b6083ad13ae7bb23192_P1.jpg)
실내 디자인도 다른 프랑스 차종보다는 얌전한 편이다. 미래지향성과 혁신을 강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오픈알(openR) 파노라마 스크린이 혁신을 상징한다. 12.3인치 TFT 클러스터, 12.3인치 센터 디스플레이는 물론 국산 차종 중 처음으로 12.3인치 동승석 디스플레이도 적용했다. 증강현실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도 25.6인치 대화면이다.
오픈알 파노라마 스크린은 각 스크린이 모두 독립적으로 작동한다. 운전석 클러스터는 계기반 기능과 함께 맵 인 클러스터 등 주행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센터 디스플레이는 차량 내 각종 편의장치, 내비게이션, 음악, 영상 서비스 등을 조작할 때 사용한다.
동승석 디스플레이를 통해 디즈니플러스, 티빙, 쿠팡플레이, 유튜브, 소셜미디어, 뉴스 검색, 플로 음악 스트리밍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블루투스 이어폰을 통해 운전자와 독립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각 디스플레이 간 필요한 정보를 이동할 수도 있다. 센터 디스플레이에서 실행 중인 내비게이션을 운전석 클러스터 화면으로 손쉽게 전송할 수 있다.
실시간 티맵(TMAP) 내비게이션, 음성인식 시스템 누구 오토(NUGU auto)도 기본 제공한다.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 무선 연결도 지원한다.
지속가능성도 추구했다. 환경을 고려해 가죽이 아닌 나파 인조가죽, 스웨이드, 알칸타라 등 프리미엄 소재를 사용했다.
![그랑 콜레오스 [사진출처=르노]](https://pimg.mk.co.kr/news/cms/202409/05/news-p.v1.20240903.4aa10359132240f795e110cd6905b6e8_P1.jpg)
시승차는 동급 최고 용량의 배터리(1.64kWh), 하이브리드 전용 1.5ℓ 가솔린 터보 엔진, 멀티모드 오토 변속기를 장착했다.
멀티모드 오토는 구동 전기 모터(출력 100kW)와 발전 기능을 겸하는 고전압 시동 모터(출력 60kW)로 이뤄진 듀얼 모터 시스템에 3단 기어와 컨트롤러를 내장한 인버터를 추가했다.
힘과 연비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시스템 최고출력은 245마력에 달한다. 연비는 15~15.7km/ℓ로 준수한 편이다.
상시 전기 모드로 시동을 걸고 출발할 수 있어 전기차 같은 빠른 응답성과 반응성, 부드러운 변속 등을 모두 경험할 수 있다.
주로 출퇴근 시간대 이용하는 시속 40km 이하 도심 구간에서는 최대 75%까지 전기 모드로 주행할 수 있다. 도심 구간에서 가솔린 엔진 대비 최대 50%까지 연료를 절감할 수 있다.
드라이브 모드는 에코, 컴포트, 스포츠, 인공지능(AI), 스노(SNOW)로 구성됐다. AI 모드를 선택하면 운전자의 운전 패턴을 분석한 뒤 컴포트, 에코, 스포츠 등으로 자동 전환해준다.
![그랑 콜레오스 [사진출처=르노]](https://pimg.mk.co.kr/news/cms/202409/05/news-p.v1.20240903.852b82c2b83c4480afd93945e729b902_P1.jpg)
에코와 컴포트 모드에서는 정숙하다. 이중 접합 차음 글라스와 흡음 타이어 적용, 흡차음재 보강과 밀도 증가 등으로 소음과 잔진동을 잘 잡았다. 눈에 보이지 않는 차체 밑도 커버로 마감했다.
과속 방지턱도 깔끔하게 통과한다. 덜컹거리는 움직임을 잘 잡았고, 진동의 잔상도 오래가지 않는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스티어링휠이 좀 더 묵직해지고 페달 반응이 민감해진다. 속도는 살짝 더디게 올라가고 날카로운 움직임을 보이지는 않지만 답답하지는 않다.
전반적으로 안락하고 편안한 주행에 초점을 맞췄다. ‘패밀리카’ 성향이다.
자율주행 레벨2 수준의 주행 보조 기능을 비롯해 다양한 첨단 주행 보조 기능을 기본 사양으로 탑재했다.
인텔리전트 크루즈 컨트롤 기능은 웬만한 프리미엄 수입차보다 뛰어나다. 차선을 잘 유지하고 반응도 비교적 빠른 편이다.
![그랑 콜레오스 [사진촬영=최기성 매경닷컴 기자]](https://pimg.mk.co.kr/news/cms/202409/05/news-p.v1.20240903.14cec3acb0904ba5b39eab77a7bca884_P1.jpg)
2열 공간은 보기보다 넓다. 동급 경쟁차종보다 긴 휠베이스를 기반으로 뒷좌석과 무릎 공간을 확보했다.
성인 2명과 아이 1명은 넉넉하게 앉을 수 있다. 평균 체형의 성인이라면 3명도 불편하지 않게 앉을 수 있다. 뒷좌석 시트는 2단계 각도 조절이 가능하다. 60대 40 분할이 가능하다.
안전성은 패밀리카답게 뛰어나다. 차체는 초고강도 ‘핫 프레스 포밍(HPF, 고온 프레스 성형)’ 부품을 총 24개 적용했다. 적용 비율은 18%에 달한다. 충돌 상황에서도 높은 수준의 안전성을 확보한 셈이다.
동급 경쟁차종에는 없는 첨단 편의사양도 채택했다. 풀 오토 파킹 보조 시스템은 운전자의 개입 없이 평행, T자, 대각선 등 다양한 주차 상황에 적용할 수 있다.
540도 카메라로 차량 주변과 차체 아래의 도로 안전 상황을 차 안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클리어뷰 트랜스페어런트(Clear View Transparent) 섀시’는 국산차 최초로 적용됐다.
불안정한 지형이나 도로 상황에서 운전자가 주변 환경을 보다 정확하게 파악해 더욱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아쉬운 점도 있다. 디지털화에 치중한 나머지 직관성이 부족하다. 통풍 시트의 경우 디스플레이에서 ‘온도→좌석→통풍’ 3단계를 거쳐야 작동할 수 있다. 운전 중 바로 켜거나 끌 수 없어 불편하다.
‘ESC OFF’ 기능도 따로 버튼형태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디스플레이에서 선택해야 한다.
![그랑 콜레오스 [사진촬영=최기성 매경닷컴 기자]](https://pimg.mk.co.kr/news/cms/202409/05/news-p.v1.20240903.eb75b20e67a84cfaaa69ad801c7c8373_P1.jpg)
그랑 콜레오스는 도전자의 미덕으로 여겨지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도 높였다. 시작가는 쏘렌토, 싼타페와 비슷한 수준이다. 가격 공개 당시 예상보다 비싸게 나왔다는 지적을 받았다.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우 시작가 기준으로 쏘렌토는 3786만원, 싼타페는 3888만원이다.
그랑 콜레오스(3777만원 기준)가 쏘렌토보다는 9만원, 싼타페보다는 111만원 싸다. 쏘렌토와는 같은 가격대라고 볼 수 있다.
대신 최첨단 사양을 엔트림 트림부터 기본화하고 사양 선택을 최소화하면서 가성비를 끌어올렸다.
모든 차량에 자율주행 레벨2 수준의 주행 보조 기능을 비롯해 다양한 첨단 주행 보조 기능도 기본 사양으로 탑재했다.
실시간 티맵(TMAP) 내비게이션과 음성인식 시스템 누구 오토(NUGU auto)도 기본 제공한다.
![그랑 콜레오스 [사진촬영=최기성 매경닷컴 기자]](https://pimg.mk.co.kr/news/cms/202409/05/news-p.v1.20240903.a8b43761a6274531af4ea2430cb85c10_P1.jpg)
오픈알 파노라마 스크린도 기본 사양이다. 단, 동승석 디스플레이는 트림에 따라 기본 사양 또는 선택 사양이다. 인포테인먼트 서비스 이용을 위한 5G 데이터는 5년간 무상으로 제공된다.
하이브리드 엔트리 트림을 비교해보면 그랑 콜레오스가 쏘렌토보다 9만원 저렴할 뿐이지만 가성비가 괜찮다.
그랑 콜레오스의 경우 가장 저렴한 트림이지만 후방 교차 충돌 정보와 후방 교차 충돌 방지 보조, 사각지대 경보, 360도 3D 어라운드뷰, 파워테일게이트, 운전석 파워 시트 메모리 기능, 3존 독립 풀오토 에어컨을 적용했다.
하이브리드 최상의 트림에서는 그랑 콜레오스 에스프리 알핀(4352만원)이 쏘렌토 시그니처(4366만원)보다 14만원, 쏘렌토 그래비티(4455만원)보다 103만원 낮게 책정됐다. 싼타페 캘리그래피(4621만원)보다는 269만원 싸다.
하이브리드 모델 풀 옵션 가격도 그랑 콜레오스가 쏘렌토보다 180만~379만원 저렴하게 책정됐다.
그랑 콜레오스 테크노(3927만원)는 쏘렌토 프레스티지(4306만원)보다 379만원, 그랑 콜레오스 아이코닉(4407만원)은 쏘렌토 노블레스(4587만원)보다 180만원 각각 저렴하다.
그랑 콜레오스 에스프리 알핀(4567만원)은 쏘렌토 시그니처(4846만원)보다 279만원, 쏘렌토 그래비티(4895만원)보다 328만원 싸다.
![그랑 콜레오스 [사진출처=르노]](https://pimg.mk.co.kr/news/cms/202409/05/news-p.v1.20240903.bf108e75d8a1440ea29e1ea2619eb96f_P1.jpg)
르노코리아가 그랑 콜레오스 하이브리드에 업계 최고 수준의 잔존가치를 적용하면서 가성비는 더 우수해졌다.
잔가보장율은 최대 80%에서 시작해 월간 1250km씩 기준 주행 거리를 늘려가며 최장 5년까지 차등 적용된다. 최소 주행거리에 도달하지 않은 차량에 대해서는 5000km 구간 당 0.5%의 추가율을 보상한다.
2년 동안 총 1만9000km를 주행한 차량의 경우 최소 기준 주행거리인 2만5000km 대비 운행하지 않은 6000km를 추가 보상받는다. 잔존가치는 71%에 달한다.
그랑 콜레오스는 쏘렌토·싼타페보다 인지도도 부족하고 국내 소비자들에게 검증받지 못했다는 후발 주자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안전·편의성을 향상하고 힘도 키웠다.
![그랑 콜레오스 [사진출처=르노]](https://pimg.mk.co.kr/news/cms/202409/05/news-p.v1.20240903.84fa500f3b844873b097dd3c698c25c0_P1.jpg)
그랑 콜레오스는 성능, 가격, 계약실적 등을 통해 성공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현재 목표는 1등도 2등도 아니다.
쏘렌토와 싼타페가 장악한 국산 SUV 시장에서 존재가치를 인정받으며 ‘넘버3’가 되는 게 1차 목표다.
우선 확고한 넘버3가 돼야 반란에 그쳤던 QM6의 아쉬움을 말끔히 씻어내고 혁명을 일으킬 수 있는 세력도 구축할 수 있어서다.
‘탁구 천재’라는 소리에도 자만하지 않는 겸손함,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적을 인정할 줄도 아는 성품, 먹방을 선보이며 자신의 에너지를 모두 쏟아 붓는 열정 등으로 사랑받는 ‘삐약이’ 신유빈이 르노코리아와 그랑 콜레오스의 ‘롤모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