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개선 위한 특단 조치
![인천 연수구에 있는 이마트 연수점. [사진 출처=이마트]](https://pimg.mk.co.kr/news/cms/202407/05/news-p.v1.20240325.de89baa369dd4bcf943a63b6a689a1b3_P1.png)
지난해 사상 첫 적자를 기록하며 최대 위기에 직면한 국내 대형마트 1위 이마트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전사 대상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최근 승진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경영 개선을 위한 결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이마트는 사내 게시판에 희망퇴직 공고를 게시했다. 대상은 근속 15년·과장급 이상 직원이다. 신청자에겐 퇴직금과 별개로 월급여 24개월치(기본급 40개월치)의 특별퇴직금과 2500만원의 생활지원금, 직급별 1000만~3000만원의 전직지원금 등이 제공된다.
점포별이 아닌 전사적인 희망퇴직을 받는 것은 이마트가 1993년 설립된 이래 31년 만에 처음이다. 회사 측은 “희망퇴직의 구체적인 규모는 정해진 바가 없다”고 밝혔다.
이마트는 올해 초 폐점을 앞둔 상봉점과 천안 펜타포트점에서 희망퇴직을 받았는데 이번 조치는 이를 전사적으로 확대한 것이다. 한채양 이마트 대표는 CEO 메시지를 통해 “아주 무거운 마음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하게 됐다”며 “새로운 도약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를 이해해주시기를 부탁한다”고 전했다. 이마트 측은 희망퇴직을 선택한 직원에게는 새로운 출발을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마트가 희망퇴직을 비롯한 비용 감축에 나선 건 지난해 실적 악화 때문이다. 건설경기 부진에 신세계건설이 대규모 손실을 내면서 연결 기준 46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마트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선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본업인 대형마트의 지난해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약 27% 감소했다. 지난해 이마트 직원은 2만2744명으로 전년 대비 1100명 줄어들었다. 이마트는 최근 사업보고서에서 “저비용 구조를 확립해 수익성 개선을 지속하겠다”며 “업무 전반에 간소화 프로세스를 구축해 인력운영과 배치를 최적화하고 비핵심 자산 효율화 등을 통해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중구에 있는 이마트 본사 전경. [사진 출처 = 이마트]](https://pimg.mk.co.kr/news/cms/202407/05/news-p.v1.20240325.5bd26baff295400083aab70d171a4eda_P3.png)
지난 22일 신용평가사에서는 이마트 온라인 성장 지연과 재무 악화를 이유로 신용등급을 한 단계 내리기도 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이마트의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내리면서 “중단기적으로 본원적인 이익창출력이 과거 대비 저하된 수준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조치와 함께 정 회장은 지난해 말부터 강도 높은 쇄신을 주문하고 있다. 성과주의에 초점을 맞춘 인사제도 개편에도 나섰다. 최근 신세계그룹은 내부적으로 마련한 핵심성과지표(KPI)를 토대로 이르면 다음달부터 수시 인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전통적인 연말 정기 인사 외에도 기대 실적에 못 미치거나 경영상 오류가 발생하면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임원진을 언제든 교체하겠다는 뜻이다.
유통업계는 이마트의 희망퇴직이 대형마트를 포함한 유통업계 전반으로 확대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 통계에 따르면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의 고용 인원은 2018년 6만3937명에서 지난해 5만4696명으로 5년 새 1만명 가까이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