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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이마트 희망퇴직 단행

이효석 기자
입력 : 
2024-03-25 17:47:43
수정 : 
2024-07-05 16:4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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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사상 첫 적자를 기록하며 최대 위기에 직면한 국내 대형마트 1위 이마트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전사를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최근 승진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경영 개선을 위해 결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이마트는 사내 게시판에 희망퇴직 공고를 게재했다. 대상은 근속 15년·과장급 이상 직원이다. 퇴직자에게는 퇴직금과 별개로 월 급여 24개월치(기본급 40개월치)의 특별퇴직금과 생활지원금 2500만원, 직급별 전직 지원금 1000만~3000만원 등이 제공된다.



이마트 창사 첫 '전사 희망퇴직'… 11번가도 실시

유통업계 인력감축 칼바람

마트 실적악화에 초강수 카드

근속 15년·과장 이상 직원에

2년치 급여·전직지원금 지급

한채양 대표 "도약 위한 조치"



점포별이 아니라 전사적으로 희망퇴직을 받는 것은 이마트가 1993년 설립된 이래 31년 만에 처음이다. 회사 측은 "구체적인 희망퇴직 규모는 정해진 바 없다"고 밝혔다.

이마트는 올해 초 폐점을 앞둔 상봉점과 천안 펜타포트점에서 희망퇴직을 받았는데 이번 조치는 이를 전사적으로 확대한 것이다. 한채양 이마트 대표는 최고경영자(CEO) 메시지를 통해 "아주 무거운 마음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하게 됐다"며 "새로운 도약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임을 이해해주길 부탁한다"고 전했다. 이마트 측은 희망퇴직을 선택한 직원에게는 최선을 다해 새 출발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트가 희망퇴직을 비롯해 비용 감축에 나선 건 지난해 실적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건설 경기 부진에 신세계건설이 대규모 손실을 내면서 연결기준으로 46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마트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선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본업인 대형마트에서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약 27% 감소했다. 지난해 기준 이마트 직원은 2만2744명으로 전년보다 1100명 줄어들었다. 이마트는 최근 사업보고서에서 "저비용 구조를 확립해 수익성 개선을 지속하겠다"며 "업무 전반에 간소화 프로세스를 구축해 인력 운영과 배치를 최적화하고 비핵심 자산 효율화 등을 통해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와 함께 정용진 회장은 지난해 말부터 강도 높은 쇄신을 주문하고 있다. 성과주의에 초점을 맞춘 인사제도 개편에도 나섰다. 최근 신세계그룹은 내부적으로 마련한 핵심성과지표(KPI)를 토대로 이르면 다음달부터 수시 인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전통적인 연말 정기인사 외에도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치거나 경영상 오류가 발생하면 CEO를 비롯한 임원진을 언제든 교체하겠다는 뜻이다.

유통업계는 이마트에서 실시하는 희망퇴직이 대형마트를 포함한 유통업계 전반으로 확대되는 건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 통계에 따르면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가 고용한 인원은 2018년 6만3937명에서 지난해 5만4696명으로 5년 새 1만명 가까이 줄었다.

실제 이커머스 업체인 11번가도 지난해 말에 이어 두 번째 희망퇴직에 돌입했다. 회사는 오는 29일까지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희망퇴직이 확정되면 퇴직자는 3개월분의 급여를 받게 된다.

11번가는 지난해 말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을 단행한 바 있다. 당시엔 만 35세 이상 5년 차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으나 신청자가 저조해 이번엔 전 직원으로 대상을 확대했다.

11번가는 매각 시도가 실패하면서 자금난을 겪고 있다. 지난해 말 싱가포르에 기반을 둔 전자상거래 업체 큐텐과 지분투자 협상을 했으나 협상이 결렬됐다.

[이효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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