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오션이 2021년 이후 국내 조선3사 중 유일하게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을 수주하는데 성공했다.
한화오션은 오세아니아 지역 선주로부터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2척을 3420억원에 수주했다고 23일 밝혔다.
한화오션이 수주에 성공한 선박은 자사가 개발한 각종 연료 저감 장치와 최적화된 선형을 적용해 탄소 배출량을 최소화한 친환경 원유운반선이다. 이들 선박은 거제사업장에서 건조돼 2026년 상·하반기에 1척씩 선주 측에 인도될 예정이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이번 계약에 추가 계약 옵션이 포함돼 있어 추가 수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화오션이 초대형 원유운반선을 수주한 건 2021년 4월 이후 약 3년 만이다. 경쟁사인 현대삼호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의 VLCC 수주도 2021년 초 이후 전무한 상태다.
실제로 수요에 비해 부족한 공급으로 VLCC 선가와 발주량은 상승추세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2021년 32만DWT(재화중량t수)급 VLCC 척당 선가는 1억1200만 달러였으나 올해 2월 초 기준 1억2800만 달러(약 1700억 원)로 14% 뛰어올랐다. 이번 한화가 수주한 VLCC의 선가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6년 만에 최대 규모라고 한화오션은 전했다.
글로벌 발주량도 점차 늘고 있다. 2022년 3척에서 지난해 18척으로 6배 증가했다. 올해 발주량은 9척으로 전년 물량의 절반에 해당한다.
다만 국내 조선사들이 향후 VLCC 수주에 적극 나설지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 3~4년치 일감을 확보해둔 상황에서 VLCC보다 선가가 높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이나 차세대 친환경 선박인 초대형 암모니아운반선(VLC) 위주의 선별 수주 전략에 나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중국의 저가 공세도 VLCC 수주 여력을 낮추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강재호 HD한국조선해양 전략마케팅부문 전무는 이달 컨퍼런스콜에서 “중국의 (VLCC) 선가에 맞출 수 없어 중국과 경쟁하지 않을 것”이라며 “VLCC는 건조 현장에서 원하는 수준으로만 수주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