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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난 재능에 ‘K골프 DNA’ 이식…노력까지 하는 천재 골퍼 크리스 김 [임정우의 스리 퍼트]

임정우 기자
입력 : 
2025-01-08 06:00:00
수정 : 
2025-01-12 11:25:31

뉴스 요약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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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김(한국명 김동한)은 지난해 PGA 투어 더 CJ컵에서 만 16세의 나이로 컷 통과에 성공했으나, 성적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올 시즌 최고의 성적을 위해 한국식 전지훈련을 경험하며 집중적으로 훈련하고 있으며, 아마추어 마지막 시즌에는 주니어 라이더컵과 워커컵 출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프로 전향 후에는 PGA 투어 챔피언이 되겠다는 포부와 함께 가족을 위해 첫 상금을 사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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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생 특급 기대주 크리스 김
작년 PGA 투어 더CJ컵서 컷 통과
첫 출전에 컷 통과해 큰 관심 받아
올해 성장 위해 처음 전지훈련 떠나
단점 보완에 많은 시간 투자할 예정
2023년부턴 韓코치에게 지도 받아
대학 진학 아닌 내년 프로 전향 계획
“PGA 투어 챔피언으로 우뚝 서겠다”
전세계 골프계가 주목하는 특급 기대주 크리스 김. CJ
전세계 골프계가 주목하는 특급 기대주 크리스 김. CJ

아마추어가 프로 대회에 출전해 컷 통과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전세계에서 골프를 가장 잘치는 선수들이 모이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라면 더욱 그렇다. 크리스 김(한국명 김동한)은 지난해 PGA 투어 더 CJ컵 바이런 넬슨에서 만 16세 7개월 10일의 나이로 컷 통과에 성공했다.

그러나 크리스 김은 지난해 성적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더 CJ컵 바이런 넬슨을 포함해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대회가 많았다는 게 이유였다. 크리스 김은 최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1년을 돌아보면 잘 한 것보다 아쉬움이 더 많이 남았던 한해인 것 같다. PGA 투어 더 CJ컵에서 컷 통과한 것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을 기록했다. 더 CJ컵 역시 주말 라운드 성적이 아쉬웠다. 많이 부족하다고 느낀 한해였는데 올해는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해보겠다”고 강조했다.

올해를 최고의 한해로 만들기 위해 크리스 김은 일찌감치 준비에 들어갔다. 예년과 비교해 가장 큰 변화는 한국식 전지훈련을 소화하는 것이다. 지난 4일 이시우 스윙코치와 함께 베트남으로 떠난 크리스 김은 이른 새벽부터 늦은 저녁까지 이어지는 하루 일정표를 소화하고 있다.

부모님의 사업으로 잉글랜드에서 태어나고 자란 크리스 김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전지훈련을 가본 적이 없다. 한국과 다르게 잉글랜드 등 유럽에는 특정 기간 동안 강도 높게 훈련하는 문화가 없는 만큼 매년 겨울 대부분 혼자서 시간을 보냈다.

한국식 전지훈련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던 크리스 김은 어머니 서지현 씨에게 한국 선수들은 대부분 겨울마다 짧게는 2주에서 길게는 3개월 가까이 합숙하면서 훈련한다는 이야기를 지난해 처음 들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와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활약한 경험이 있는 어머니 서 씨는 크리스 김에게 전지훈련을 한 번 가보자고 제안했고 올해 처음 잉글랜드가 아닌 다른 나라에서 겨울을 보내게 됐다.

크리스 김은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내고 싶어 고민하던 중 한국식 전지훈련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것이라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기대감이 더 크다”며 “하루에 최소 12시간에서 많게는 14시간 가까이 훈련한다고 들었는데 실력이 좋아질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올해는 지난해와 다르게 만족스러운 한해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세계 골프계가 주목하는 특급 기대주 크리스 김. CJ
전세계 골프계가 주목하는 특급 기대주 크리스 김. CJ

어머니 서 씨가 아들에게 한국식 전지훈련을 경험해보면 좋겠다고 권유한 가장 큰 이유는 ‘K골프 DNA’ 이식이다. 서 씨는 “한국과 유럽의 골프 환경이 완전히 다르다. 그동안 유럽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만큼 이제는 한국식 골프 교육을 받을 차례라고 생각한다”며 “한국 선수들의 연습량이 압도적으로 많은데 크리스 김도 한 번쯤은 연습에 몰두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스윙적으로도 디테일하게 지도를 받을 수 있는 만큼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다고 판단해 올해 처음 한국 선수들과 함께 전지훈련을 소화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크리스 김이 처음 한국식 골프 교육을 받은 건 2023년이다. 이 코치에게 맞춤 지도를 받기 시작한 그는 빠르게 실력이 향상됐고 이제는 시간이 날 때마다 한국을 찾고 있다. 그는 “솔직히 말하면 2023년까지 풀스윙을 해본 적이 없었다. 언제나 펀치샷을 쳐서 스윙을 하다 말았다”며 “이시우 코치님을 만난 뒤 처음으로 제대로 된 스윙을 하게 됐다. 그동안 감각적으로 골프를 쳤었는데 이제는 다른 한국 선수들처럼 기본기를 장착해 안정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오랜 습관을 고치는 데 어려움은 없었을까. 잠시 고민하던 크리스 김은 “마음처럼 되지 않아 눈물을 흘렸던 적도 있었다”고 답했다. 그는 “한국과 다르게 잉글랜드에서는 하루 종일 연습장에서 시간을 보내지 않는다. 처음에는 적응이 안 돼 정말 답답하기도 했었다”며 “내 실력을 향상시키는 방법은 이것 밖에 없다고 생각해 이를 악물고 연습에 집중했다. 다행히 하다보니 새로운 동작 등이 익숙해졌고 이제는 내 스윙이 생긴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2022년 처음 잉글랜드 국가대표로 발탁됐던 크리스 김은 2023년 R&A 보이스 아마추어 챔피언십, 페어해븐 트로피, 잉글리시 보이스 오픈 아마추어 스트로크 플레이 챔피언십 등 수많은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주니어 라이더컵 출전 경험까지 있는 그는 올해가 아마추어로서 보내는 마지막 해라고 예고했다.

그는 “오랜 고민 끝에 올해가 끝난 뒤 프로로 전향하기로 마음먹었다. 프로 선배들과 경쟁하는 게 실력을 향상시키는 가장 빠른 방법이라고 판단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어떻게든 프로 무대에서 살아남아 전세계 골프팬들에게 내 이름을 알려보겠다”고 강조했다.

아마추어로서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비장한 각오를 드러낸 크리스 김이 올해 최우선 목표로 잡은 건 주니어 라이더컵과 워커컵 출전이다. 한 시즌 동안 꾸준히 성적을 낸 몇몇 선수들에게만 두 대회 출전권이 돌아가는 만큼 크리스 김은 더욱 더 집중해보겠다는 계획를 밝혔다.

그는 “아마추어 신분으로 보내는 마지막 시즌인 만큼 올해는 꼭 잘 치고 싶다. 그렇기 위해서는 내가 열심히 하는 방법 밖에 없는 것 같다. 비시즌 동안 그동안 부족했다고 느낀 퍼트와 웨지샷 등은 보완해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PGA 투어 챔피언이 되겠다는 포부도 전했다. 그는 “어렸을 떄부터 PGA 투어를 보며 성장해온 만큼 언젠가는 꼭 우승을 차지하고 싶다. 첫 우승에 대한 상상을 수도 없이 많이 해봤는데 어떤 기분일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그날이 올 때까지 앞만 보고 달려보려고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프로가 된 뒤 첫 상금을 받으면 할머니께 멋진 옷을 선물하고 싶다는 바람도 전했다. 그는 “한국에는 첫 월급을 받으면 속옷을 선물하는 문화가 있다고 들었다. 프로가 돼 받은 첫 상금은 할머니와 부모님 등 가족들을 위해 쓰고 싶다”며 “예전에 할머니께 옷을 선물한 적이 있는데 너무 좋아하셨던 기억이 아직까지 난다. 다시 한 번 할머니께 좋은 추억을 선물할 수 있도록 준비를 잘해보겠다”고 말했다.

※ 국내 유일의 골프 선수 출신 기자인 임정우 기자는 ‘임정우의 스리 퍼트’를 통해 선수들이 필드 안팎에서 겪는 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해드립니다.
전세계 골프계가 주목하는 특급 기대주 크리스 김. CJ
전세계 골프계가 주목하는 특급 기대주 크리스 김. C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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