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가 전문 부동산 중개업체 ‘카치모드’의 직원들이 흉가를 중개하기 전 사전 조사를 시행하는 모습. [사진 출처 = 로이터]](https://pimg.mk.co.kr/news/cms/202510/09/news-p.v1.20251009.a1d7b8422c354b5bb357d7eae2fbc898_P1.png)
일본에서 고독사 문제가 늘자 ‘흉가’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이색 부동산 업체가 등장해 화제다.
9일(현지시간) 일본 매체 동양경제 등에 따르면 일본의 부동산 중개인 코다마 카즈토시는 2022년 흉가 전문 중개업체 ‘카치모드’를 설립했다. 카치모드는 집 주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고독사 또는 살해당해 공실이 된 주택을 전문으로 중개한다.
이런 집은 통상 집값이나 임대료가 10~20%까지 떨어지는데, 카치모드는 이를 이용해 차익을 거두고 있다.
설립자 코마다는 과거 흉가를 중개해 본 경험을 살려 관련 틈새시장을 파고들었다. 코다마가 착안해낸 방법은 흉가를 중개할 때 사전에 상세한 조사 보고서를 내놓는 것이다.
조사 보고서에는 어떤 일이 있었고, 어떻게 처리했는지, 사고 발생 뒤 방을 어떻게 수리했는지 등의 정보와 함께 실제 업체 직원들이 며칠씩 묵으면서 여러 장비를 동원해 집에 초자연적 징후가 나타나는지 여부를 조사한 결과를 담는다.
이들은 카메라와 녹음기, 전자기장 측정기, 열화상 카메라 등의 장비를 동원하고, 실내 온도, 습도, 소음, 기압, 기류 등도 모니터링한다. 별다른 문제가 감지되지 않으면 업체는 ‘초자연적 현상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는 인증서를 발급한다.
카치모드는 그 밖에 상속지원 상담, 유품 정리, 특수청소 등의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카치모드 웹사이트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으로 이 업체는 누적 총 196개의 부동산을 검사했다. 검사에 드는 비용은 지난해까지 5만엔(약 47만원)이었는데 최근에는 검사 비용이 올라 하루 8만~15만엔 수준이다.
대부분은 별다른 이상이 없어 인증서가 발급됐지만, 몇 가지 특이했던 사례도 있었다.
지바현에서 한 여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그 아들이 집에서 홀로 사망한 집을 찾았을 때, 코다마의 노트북이 갑자기 꺼지더니 다시 켜지지 않는 일이 벌어졌다. 해당 주택에서 거의 20일 동안 묵는 동안 그밖에 별다른 이상 현상은 없었다. 코다마는 단순한 기기 결함이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지만, 최종적으로 인증서는 발급하지 않았다.
또 다른 집을 조사하러 나갔을 때 코다마씨는 바닥에서 뭔가 이상한 낌새를 느꼈다. 바닥 덮개를 들췄을 때 우물이 발견됐는데, 당시 퇴마 의식을 위해 현장에 있었던 신사 관계자로부터 “이 우물엔 손대지 않는 게 좋겠다”라는 조언을 들었다고 한다.
전해 듣기로 그 방은 이전부터 세입자가 ‘병이 났다’, ‘다쳤다’, ‘이혼을 했다’는 경우가 이어져 왔었고, 마지막에는 자살자가 나온 곳이었다. 결국 인증서는 발급되지 않았고, 방도 임대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코다마씨는 때때로 유족을 돕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한번은 딸을 잃은 아버지가 “딸이 방에 나타나면 알려달라”고 했다고 한다. 별다른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고 그 아버지는 코다마에게 감사를 표했다고 한다.
코다마는 “사망 원인을 파악하고 수리와 청소, 그리고 투명한 조사를 병행하면 유족의 ‘심리적 그림자’를 치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