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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트럼프 '약값 인하' 선언… K바이오 표정관리

김지희 기자
입력 : 
2025-05-13 17:36:50
수정 : 
2025-05-13 20: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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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의약품 가격을 다른 국가들과 동일하게 낮추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가격 경쟁력을 갖춘 바이오시밀러 업체들에게 단기적인 혜택을 줄 것으로 예상되지만, 고가 신약을 판매하는 기업들에게는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

업계는 구체적인 시행 방안이 공개되지 않아 현재로서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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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행정명령 파장 예의주시
미국에 수출하는 韓치료제
바이오의약품이 94% 차지
셀트리온 등 시밀러회사 수혜
장기적으론 신약연구 위축
글로벌 기술수출 기회 감소
사진설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미국인이 의약품에 지불하는 가격을 다른 국가들과 동일한 수준으로 낮추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실제 가격 인하 수준이 '최혜국 대우(MFN)' 방식에 맞춰진다면 고가 의약품을 수출하는 기업과 바이오시밀러 기업 간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다만 아직까지 세부 실행 방안 등이 명확하지 않아 업계는 대체적으로 관망하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 집권 1기 당시에도 동일한 취지로 MFN 방식의 약가 정책을 추진하다 무산된 만큼 이번 역시 정책 실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13일 한국바이오협회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은 미국 내 약가를 낮추기 위한 광범위한 내용을 담고 있다. '전 세계에서 약값이 가장 저렴한 나라와 같은 수준'이 목표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명 이후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이번 조치로 다른 나라들과 같은 수준의 약값을 지불할 것"이라며 "약값이 최대 90%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조치를 다른 나라 약값과의 '평준화(equalize)'라고 표현했다. 미국 정부는 GLP-1 계열의 당뇨·비만 치료제와 같이 가격 격차가 크고 지출이 높은 의약품에 중점을 둘 방침이다.

국내 업계에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의약품 포함 범위와 구체적인 시행 방안이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아직 득실을 따지기는 이르다는 것이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이번 행정명령을 단편적으로 본다면 약가 인하 관련 영향으로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 2위 수준인 한국 기업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며 "반대로 수익성 악화로 신약 개발 동력이 감소하면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 기회 축소, 신약 후보 물질 기술수출 기회 감소 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이 부회장은 "현재로서는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없어 판단하기 어렵고 행정명령 이후 조사 과정에서 제약사와 보험사의 로비력 등이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단기적으로 바이오시밀러 업체들이 수혜를 볼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바이오시밀러가 고가의 오리지널 의약품 시장을 빠르게 잠식할 수 있어서다. 셀트리온은 이날 공지문을 내고 "이번 행정명령이 더 나은 비즈니스 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회사는 △중간 유통 구조 단순화에 따른 기회 △고가 의약품 약가 인하에 따른 바이오시밀러 처방 가속화 기회 △ 병행 수입 및 포트폴리오 확장 기회 등을 주목했다.

셀트리온은 "중간 유통 구조 개선으로 바이오시밀러의 실질 처방 가격이 인하되면 정부와 환자가 체감할 수 있는 혜택이 커지는 만큼 유럽 수준의 바이오시밀러 처방 확대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최혜국 가격으로 의약품을 공급하기 위해 병행 수입이 활성화된다면 현재 미국 시장에 출시되지 않은 제품을 추가로 선보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고가 신약 등을 앞세워 미국 시장에 뛰어든 기업은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 다만 국내 기업 가운데 미국에서 고가의 완제의약품을 판매하고 있는 기업은 많지 않다. 현재 생리식염주사제, 리도카인염주사제 등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 제품 7종을 보유한 휴온스는 "우리 주력 수출 품목인 국소마취제 품목군은 고가약 등에 비해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의 판매가격 차이가 크지 않아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김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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