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달러와 고금리.’
물과 기름처럼 함께 섞이기 어려운 단어들이다. 글로벌 자금은 금리를 따라 움직인다. 물이 아래로 흐르듯 돈은 금리가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흘러간다. 이 때문에 금리가 높은 국가의 통화는 강세를 보인다. 그런데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미국 금리는 올라가지만 달러는 약세를 보이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이 만들어낸 비정상적인 흐름이다. 트럼프의 정책은 시장을 이길 수 있을까. 향후 금융시장 향배가 주목된다.

달러와 금리는 찰떡궁합이다. 2024년 1월 이후 올해 3월말까지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와 주요국가 대비 달러 값을 표시하는 달러인덱스간 상관계수는 0.85에 달한다. 상관계수가 1에 가까울수록 움직이는 방향이 같다는 의미다. 금리와 달러간의 인과관계는 무엇이 먼저인지는 따지기 어렵다. 그래도 굳이 따져보자면 미국의 경우에는 금리가 먼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과 경기흐름에 따라 시장 금리가 형성되고 이 금리의 흐름에 따라 달러 값이 영향을 받는 구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