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많은 연어·방어 양식 부족
기후변화에 수산물 포획량 급감
폭염으로 금사과·금배추 반복
밀 수요 느는데 자급률 2% 안돼
쌀은 과잉생산인데 전환 더뎌
공급·수요 미스매칭에 가격불안
기후변화에 수산물 포획량 급감
폭염으로 금사과·금배추 반복
밀 수요 느는데 자급률 2% 안돼
쌀은 과잉생산인데 전환 더뎌
공급·수요 미스매칭에 가격불안

밀은 수요에 비해 국내 생산이 현저히 떨어지는 대표적인 곡물이다. 빵과 면류 선호가 높아지면서 국내에서 연간 200만t의 밀이 소비되는데, 밀 자급률은 수년간 2%를 하회했다. 밀 자급률은 2020년 0.8%, 2022년 1.3%에서 지난해 2%를 겨우 달성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20년 제정한 '밀산업 육성법'에 따르면 올해까지 5%대 자급률을 달성해야 하지만 목표 달성이 난망하다. 1인당 연간 밀 소비량은 35㎏으로 쌀 소비량 56.4㎏에 비해 적지만 쌀 소비가 급감하는 추세를 감안할 때 머지않아 소비량이 비슷해질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정부가 지난 2년간 약 900억원을 들여 밀 재배 농가 확대에 힘썼지만 효과는 미미하다. 밀 자급률이 저조한 이유로 '수입 밀에 비해 높은 단가'를 꼽을 수 있다. 우리 밀 가격은 수입산 대비 3배가량 비싸다.
업계 관계자 A씨는 "밀은 규모의 경제가 있기 때문에 농지의 집적이 일어나야 밀 생산 비용도 낮아지는데 농가를 설득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매년 과잉생산되는 쌀 농가가 밀 경작으로 전환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논에서 밭으로 전환하는 게 쉽지 않다.
수산물은 연어 소비가 늘고 있는데, 대부분 수입산에 의존하고 있어 물가가 불안해졌다. 정부와 민간에서 양식어종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국내 생산량은 미흡하다.
수산물 유통 플랫폼 인어교주해적단에 따르면 연어 가격은 최근 한 달간 9% 상승했다. 원화값 급락으로 인해 수입산 연어 가격이 상승한 영향이다. 대서양 연어의 경우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지난해 11월까지 연어 수입량은 4만1784t에 이른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5% 증가한 수준이다.
방어 역시 수입에 의존하는 대표적 어종이다. 국내에서 대방어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대부분 일본산 방어에 기대고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까지 방어 수입량은 전년 동기 대비 113% 급증했다. 일본에서 수입한 물량이 약 3000t이다.
상황이 악화되자 해수부는 4년간 국비 300억원을 투입해 대방어 등 기후변화 대응 어종 양식 기반시설을 지원하기로 했다. 지난해 말 해수부가 수산·양식 분야 기후변화 대응 종합계획을 내놓은 데 이어 구체적인 실행에 나선 것이다. 정부는 이번 사업으로 스마트 가두리 양식 시설, 육상 양식장, 가공 시설 등을 지원한다.
또 정부는 기후변화로 인해 치어를 확보할 수 있게 된 어종을 중심으로 자급화 지원에 나서고 있다. 최근 수온이 상승하며 동해안 오징어 등 포획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신선 과일은 기후위기의 직격탄을 맞았다. 여름마다 발생하는 폭염으로 인해 과일 생산량이 타격을 받고 있다. 배 가격이 전년보다 40% 급등한 배경은 폭염으로 인해 유통 가능 물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KREI는 2025년 농업전망 보고서를 통해 "2024년 배·감귤 생산량은 여름철 폭염 등 기상 여건 악화로 전년 대비 각각 2.9%, 6.3% 감소했다"고 밝혔다. 농협은 지난해 11월 발간한 '사과 주산지와 품종 변화 분석'에서 사과 재배지가 북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부족한 과일 공급량을 수입으로 맞추고 있다. 2000년 88.9%던 신선 과일 자급률은 2010년 79.9%, 2022년 77.2%로 줄어들었다.
[이지안 기자 / 신유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