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한 한국 국가대표 130명 가운데 귀화 외국인은 19명이나 됐다. 그중 남자 아이스하키팀은 귀화 선수가 7명으로 가장 많았다. 개최국 대표팀의 자동 출전권이 2010년 밴쿠버 올림픽부터 사라져 한국은 평창 대회 참가를 위해 미국, 캐나다 선수를 받아들이는 방법밖에 없었다.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은 한국팀이 세계랭킹 18위 안에 들면 출전 기회를 주겠다고 했지만 2014년 평창 대회 참가국 결정 당시 한국은 23위였다. 그럼에도 IIHF는 흥행 요인 등을 감안해 한국에 출전권을 부여했다. 물론 귀화 선수들이 주축이 된 대표팀은 4전 전패로 올림픽 첫 도전에 만족해야 했다.
체육계에서 귀화 선수를 국가대표로 쓰는 일은 흔하다. 실력은 좋지만 아깝게 대표로 뽑히지 못한 선수들이 타깃이다. 최근 은퇴와 함께 중국으로 돌아간 탁구 선수 전지희가 대표적이다. 그녀는 중국 청소년대표를 지냈지만 끝내 국가대표 꿈이 좌절되자 2011년 한국에 귀화해 10년 넘게 한국 대표를 지냈다.
반대로 한국 선수가 외국에 귀화한 사례도 많은데, 양궁·태권도·쇼트트랙 등 우리가 강점을 가진 분야에서다. 쇼트트랙 선수인 안현수(빅토르 안)는 한국 대표로 2006년 토리노 올림픽 3관왕에 이어 러시아로 귀화한 2014년 소치 대회에서도 금메달 3개를 땄다. 러시아 정부는 그에게 모스크바 시내 고급 아파트를 선물할 정도로 반겼다. 쇼트트랙 선수 린샤오쥔(임효준)도 평창과 하얼빈 대회에서 각각 한국과 중국 대표로 나와 금메달을 땄다. 지난 11일 러시아 귀화자인 예카테리나 압바꾸모바가 하얼빈에서 국내 바이애슬론 동계 아시안게임 첫 금메달을 따냈다. 그녀는 러시아 대표 선발이 여의치 않자 2017년 한국에 귀화해 빛나는 성과를 냈다.
귀화한 선수들을 외국인이라며 축하에 인색한 사람도 있다. 하지만 이들의 선전으로 열악한 종목에서 팬이 생기고 관심도 커진다. 선수로선 귀화라도 해서 큰 무대에 서고 싶은 것은 당연하다. 서로 윈윈하는 효과가 큰데 피부색만 따지고 있을 일이 아니다.
[김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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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칼럼
[필동정담] 귀화 선수의 메달
- 입력 :
- 2025-02-12 17:19:45
- 수정 :
- 2025-02-12 23:4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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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한 한국 국가대표 130명 중 19명이 귀화 외국인으로, 남자 아이스하키팀에 귀화 선수가 7명으로 가장 많았다.
체육계에서는 실력 있는 외국 선수들이 한국 국적을 취득해 대표로 활동하는 사례가 흔하며, 러시아 귀화인들이 한국에서 뛰어난 성과를 내기도 했다.
귀화 선수들의 성공적인 모습을 통해 종목의 인기를 높이고 팬층을 확대하는 시너지 효과를 가져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외국인으로 본다며 축하에 인색한 시각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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