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초 대비 23.2%나 감소
‘10·15 대책’으로 갭투자 금지·2년간 실거주 의무
주택 매입 대신 전세 연장 거주자 늘어
![서울 송파구 일대 부동산 중개업소 외벽에 매물 안내문이 붙어 있다. [한주형 기자]](https://pimg.mk.co.kr/news/cms/202510/20/news-p.v1.20251020.310cd0b8d50a4d66b74c388470f29510_P1.jpg)
가을 이사철을 맞아 수도권 전월세 시장에서 전세 실종이 심화되면서, 월세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
특히 주택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이 늘어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서민·중산층이 주로 거주하는 지역을 중심으로 전세 매물 감소 폭이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물건은 지난 17일 기준 2만4418가구로 1월 초(3만1814가구) 대비 23.2% 줄었다. 지난 13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2% 오르며 37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25개 자치구 모두 전셋값이 올랐다.

정부의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이 발표된 뒤 부동산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전세 물건 감소 추세가 이어지며 임대차 시장 위축이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섞인 전망이 나온다.
이날부터 서울 전역을 포함해 경기 과천·성남(분당) 등 12곳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본격 지정됐다. 이 지역들에서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 투자가 원천적으로 금지된다. 아파트나 동일 단지 내 아파트가 1개 동 이상 포함된 연립·다세대 주택을 구입하면 ‘2년간 실거주 의무’도 부여된다. 최소 2년간 전세 매물로 나올 수 없다는 뜻이다.
회사나 자녀 교육 등을 위해 전세 물건을 찾는 1주택자의 자금 마련도 어려워졌다. 오는 29일부터 1주택자가 수도권에서 전세 대출받을 경우 이자 상환분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에 반영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앞서 1주택자의 전세 대출 한도를 2억원으로 줄인 데 이은 조치다.
대단지 아파트에서도 전세 매물 찾기가 어려워졌다. 2000가구가 넘는 서울 강서구 우장산힐스테이트와 1000가구 규모의 성북구 동아에코빌은 현재 전세 매물이 1건씩에 불과하다. 마포자이더센트리지, 도화현대1차, 노원 삼호4차 등 1000가구 안팎 단지들 역시 계약 가능한 전세 매물이 단지별로 1~2건만 남아있다. 이마저도 최근 실거래가보다 최대 2억원가량 비싸게 나온 매물들이다.
전성진 어반에셋매니지먼트 대표는 “대출 규제로 서울 아파트 매매가 어려워지면서 전세를 유지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지만, 시장에 매물이 나오지 않으면서 임대료가 오르고 있다”며 “결국 임대료를 감당 못 한 세입자들이 더 저렴한 외곽 지역으로 밀려나는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짚었다.
![서울의 한 공인중개사 외벽에 가격 호가가 붙어 있다. [김호영 기자]](https://pimg.mk.co.kr/news/cms/202510/20/news-p.v1.20251020.7d5ae415684841a7a3f3ba5f0a11bde8_P1.jpg)
전세 매물이 사라지면서 월세가 늘어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KB부동산 월간 주택가격 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 9월 서울 아파트 월세지수는 129.7을 기록했다.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5년 12월 이후 최고치다. 5년 전인 2020년 9월(92.1)과 비교하면 40.8% 뛰었다. 경기와 인천 월세지수도 지난달 각각 129.2, 134.8을 찍으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문제는 노도강(노원·도봉·강북) 지역과 성북구에서 200만원에 육박하는 월세계약이 잇따르고 있다는 점이다. 노원구 포레나 노원 전용 84㎡는 지난 13일 보증금 3억원에 월세 180만원에, 성북구 래미안길음센터피스 84㎡도 지난달 보증금 1억원, 월세 250만원에 각각 거래됐다.
여기에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줄어 임대차 시장의 불안 요소로 떠올랐다. 부동산 R114에 따르면 서울 입주 물량은 올해 3만6302가구에서 내년 1만4067가구로 2만2235가구(61.3%) 급감한다. 경기 지역도 7만3810가구에서 5만3555가구로 인천은 2만1414가구에서 1만3677가구로 줄어든다.
전문가들은 서울에서 내년부터 입주 물량이 급감하며 입주 절벽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시장전문가는 “전·월세 등 임대차 시장의 월세화와 전세물건 감소 현상은 당분간 지속할 전망”이라며 “구매수요 억제로 임대차 시장에 내 집 마련 실수요가 머물거나 기준금리 인하, 주택공급(입주) 감소, 전세대출 규제 등으로 전세가 상승 압력이 지속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