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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큼 트럼프 주니어랑 친한 사람?”…취임식 무도회까지 초대받은 이 회장님

이선희 기자
오찬종 기자
입력 : 
2025-01-20 06:07:14
수정 : 
2025-01-20 10:49:02

뉴스 요약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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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하며, 기업인으로서의 임무에 충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취임식과 무도회에 초청받았으며, 한국 경영자로서 유일하게 참석하여 글로벌 정·재계와 소통할 예정이다.

정 회장은 신세계그룹의 경영 혁신을 이끌며 G마켓 문제 해결에 집중하고 있고, 빠른 회복세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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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취임식 참석하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모친 지분 전량 인수하며
이마트 책임경영 본격 선언
본업 경쟁력 강화 위기 돌파

트럼프 취임식 이어 무도회
한국 기업가 중 참석 유일
“트럼프 주니어와 스스럼 없어
만남 지속하며 사업 구상도”
정용진 [사진 = 신세계]
정용진 [사진 = 신세계]

“사업가로서 맡은 바 임무에 충실하려고 합니다. 다만 기업인의 한 사람으로서 미국이라는 큰 시장에 다양한 창구가 만들어지는 것은 중요하다고 봅니다.”

1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취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에 입국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경유지인 뉴욕 JFK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 자리에서 임무에 충실할 따름”이라며 “그렇게 해야만 위기를 극복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20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트럼프 당선인 취임식뿐 아니라 취임식 무도회에도 초청을 받았다. 특히 무도회는 트럼프 당선인 부부가 직접 참석하는 행사로 대통령 취임위원회나 공화당 측 핵심 인사의 초청을 받아야만 입장할 수 있다. 글로벌 정·재계 리더 1000여 명이 참석하는데, 정 회장은 이 무도회에 한국인 경영자 중 유일하게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당선인 취임식 때 주요 인사를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정 회장은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많이 소개해 줄 것으로 예상한다”며 “미국 사업이든 한국 사업이든 열심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시대를 맞아 정 회장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트럼프 정부와 소통 가능한 ‘친트럼프’ 인사로는 한국 재계 쪽에서 유일한 데다 최근 들어 이마트와 신세계그룹과 관련해 굵직한 계획을 발표하며 보폭을 넓히고 있어서다.

정 회장은 지난해 말 신세계그룹 이커머스 G마켓과 중국 이커머스 알리의 합작법인을 만들겠다고 발표했고, 이달 10일에는 모친 이명희 총괄회장이 보유한 이마트 지분 전량을 매수하겠다고 발표했다. 앞으로 나오는 성과나 실패는 모두 자신의 책임임을 알리는 ‘책임 경영’의 선언이었다.

재계에서는 “정 회장이 요즘 부쩍 자신감이 넘쳐 보인다”면서 관심을 모은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트럼프 주니어와 나란히 서서 찍은 사진. 정 회장은 지난해 1월 자신의 SNS에 해당 사진을 게시했다. [사진 = 정용진회장 SNS 갈무리]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트럼프 주니어와 나란히 서서 찍은 사진. 정 회장은 지난해 1월 자신의 SNS에 해당 사진을 게시했다. [사진 = 정용진회장 SNS 갈무리]
국경을 넘어 이어진 돈독한 인연

“대한민국은 저력 있는 나라다. 믿고 기다려 달라”

지난해 12월 정 회장은 트럼프 당선인에게 “한국은 빨리 정상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지난달 중순 트럼프 장남 트럼프 주니어의 초청으로 트럼프 당선인의 자택이 있는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 5박6일간 머물면서 트럼프 당선인과 만나 대화를 나눴다.

당시 계엄과 탄핵 정국으로 우리나라는 트럼프 당선인과 소통이 부재한 상황이었다. 새로 출범하는 미국 정부와 소통이 절실한데, 미 대선 이후 트럼프 당선인을 만난 국내 정치·외교·기업인은 전무했던 터여서 정 회장의 인맥이 다시 한번 조명받았다.

정 회장과 트럼프 주니어의 첫 만남은 1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0년 제11회 세계지식포럼 강연자로 초청받은 트럼프 주니어(당시 트럼프그룹 수석부회장)는 행사장에서 매일경제 주선으로 정 회장을 처음 만났다.

이후 둘의 인연은 조 바이든 정부 때인 3~4년 전에 다시 이어졌다. 당시 미국 정·재계에도 이름이 익히 알려진 현지 한 지인이 뉴욕에서 정 회장과 트럼프 전 대통령 간 만남을 주선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급한 일정이 생겨 대신 자리에 나온 사람이 트럼프 주니어였다. 이렇게 두 사람은 재회했다.

정 회장은 “서로 좋아하거나 신념이 비슷해서 급속도로 친해졌다”고 했다. 둘 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고 보수의 가치, 청년들의 미래를 중시하는 지향점이 맞았다. 이후 정 회장과 트럼프 주니어는 수시로 안부를 주고받으며 인연을 이어갔다.

지난해 8월 트럼프 주니어는 한 비영리 단체가 주관한 정치 역사 콘퍼런스 ‘빌드업코리아’ 행사 초청차 한국에 왔다. 이 행사는 정 회장이 후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키노트 스피커로 나섰던 트럼프 주니어는 연단에 올라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준 정용진에게 감사하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정 회장은 트럼프 당선인 취임식에 참석해 트럼프 당선인 측, 미국 정·재계 인사들과 격의 없이 소통할 예정이다.

정 회장은 “(트럼프 주니어와는) 스스럼없이 대화하고 만나는 사이이기 때문에 또 계속 만남을 유지하면서 둘이 같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보겠다”면서 “미국 사업이든 한국 사업이든 열심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을 진심으로 대하고 인연을 소중하게 여기는 정 회장 본연의 캐릭터가 트럼프가와의 네트워킹으로 결실을 맺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인문학적 지식이 방대하고 네트워크가 탄탄한 정 회장이 트럼프 정부 때 강력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트렌드 리더의 면모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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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가는 줄 모르고 업무 집중 …이마트 ‘정용진 시대’

“용진이 형이 달라졌어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자주 이용해 ‘소통하는 오너경영인’으로 유명한 정 회장의 인스타그램은 요즘 조용하다. 인스타 팔로어가 80만명인 정 회장이 마지막으로 올린 게시물은 지난해 9월 짧은 문구가 적힌 이미지 한 장뿐이다.

‘프리덤 이즈 낫 프리(자유는 공짜가 아니다)’.

지난해 3월 신세계그룹 회장으로 승진한 그는 “몸 사릴 이유도, 여유도 없다”며 업무에 매진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정 회장이 시간 가는 줄 모른 채 업무에 몰두한다. 스스로 혁신과 경영 성과를 강조한 만큼 일만 한다”면서 “골프를 안 친 지 꽤 됐다”고 말했다.

2023년 11월 신세계그룹은 정 회장(당시 부회장) 주도로 전략실을 경영전략실로 개편하며 본격적인 그룹 쇄신에 나섰다. 정 회장은 경영전략실을 향해 ‘조직·시스템·업무방식까지 다 바꾸라’고 주문했다.

지난해 3월 회장으로 승진한 뒤부터는 “신성장 엔진을 켜자”며 인사부터 위기관리까지 전 분야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정 회장은 “신세계의 모든 사업장은 고객을 위한 위한 공간임을 항상 명심해야 한다”며 본업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당면한 과제 중 하나는 G마켓이다. 신세계는 2021년 G마켓과 옥션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를 3조4000억원에 인수했다. 그러나 이듬해부터 G마켓은 영업손실을 내기 시작했다. 그 영향으로 이마트는 2023년 상장 이래(2011년)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재계 관계자는 “저렇게 놔두다가 본진인 이마트까지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컸을 것”이라면서 “G마켓 문제를 해결해야 정 회장이 이마트의 본업 경쟁력을 펼칠 수 있지 않겠냐”고 했다.

G마켓 대수술은 지난해부터 본격화됐다. 정 회장은 지난해 6월 G마켓과 SSG닷컴 대표를 전격 교체했다. 그해 12월에는 G마켓과 알리바바 간 동맹을 맺었다. G마켓과 알리가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G마켓과 알리는 각자 운영하며 성장시키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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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과 혁신 DNA…진화하는 회장 정용진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정 회장은 이 총괄회장이 보유한 이마트 지분(10%)을 전량 매수하며 본격적인 ‘정용진 시대’를 알렸다. 이를 통해 정 회장의 이마트 지분은 18.56%에서 28.56%로 늘어나게 된다. 신세계그룹 입사 30년 만에 완벽한 ‘홀로서기’를 선언한 셈이다.

앞서 지난해 10월 신세계그룹이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 계열 분리 계획을 발표한 바 있어, 양쪽의 지분을 모두 보유한 이 총괄회장의 지분이 어떻게 될지가 관심사였다.

그런데 3개월도 안 돼 정 회장은 모친의 지분을 전량 인수하는 ‘결단’을 내렸다. 증여받을 때보다 비용이 1000억원 이상 더 발생함에도 전량 매수를 택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주식을 증여받을 때까지 기다리는 방법도 있었지만, 정 회장은 능동적으로 자금을 마련해 주식을 인수하기로 결단했다”며 “그만큼 이마트 기업가치 제고에 대한 책임의식과 자신감을 시장에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이달 2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1등 고객을 아는 게 본업 경쟁력”이라면서 “1등 고객이 어디로 향하는지 치열하게 읽고 실행해 달라”고 주문했다.

2023년 이마트는 매출액(연결기준) 29조4772억원, 영업손실 469억원으로 2011년 상장 이후 첫 적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는 3분기에만 3년 만에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이마트가 밝힌 지난해 전망치는 연간 매출 30조3000억원(연결기준)이다.

■ 정용진 회장

△1968년서울출생△1994년미국브라운대 경제학과 △1995년 신세계 전략기획실 전략팀 대우이사 △1997년 신세계 기획조정실 상무 △2006년 신세계 경영지원실 부회장 △2024년 신세계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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